한국인 절반은 쿠팡 썼는데…"이제 시작"이라는 김범석 창업자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
"美 상장 후 지속성장 비결은 와우 멤버십"
"이제 막 첫발…앞으로 성장 기회 상당하다"
사진=쿠팡 제공
쿠팡이 올해 3분기 또 한 번 10조원대 매출을 기록해 분기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앞선 2분기 사상 첫 매출 10조원 돌파에 이은 성과다. 2분기에는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추정치와 파페치 손실이 반영돼 2년(8개 분기) 만에 적자를 냈지만 이번 분기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쿠팡을 쓴 사람은 더 늘었다. 이미 “웬만한 사람은 다 쓴다”는 쿠팡이지만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 활성 고객 수가 2250만명까지 올라갔다.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 가까이 쓴 셈이다.

그럼에도 창업자 김범석 쿠팡Inc 의장(사진)은 ‘성장’과 ‘개척’에 목말라했다. 6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거대한 커머스 시장에서 아직 개척되지 않은 부분이 상당하다”고 바라봤고 “(쿠팡은) 이제 막 첫 발을 내딛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쿠팡은 3분기 ‘로켓 성장’을 계속했다. 3분기 매출 10조6900억원(78억6600만달러·분기 평균환율 1359.02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 늘어난 1481억원(1억900만달러)을 올렸다. 당기순이익은 869억원(6400만달러)이었다. 영업손실(-342억원)과 당기순손실(-1438억원)을 기록한 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쿠팡이 2021년 뉴욕증시 상장 이후 15개 분기 중 지난해 3분기(매출 18% 증가)를 제외한 14개 분기에서 20% 이상 매출 증가(원화 기준)의 실적을 거둔 데 대해 김 의장은 “기존 충성고객(코호트) 지출 확대와 무료 로켓 배송, 새벽·당일 배송, 무료 반품, 쿠팡이츠 무료 배달, 쿠팡플레이 무료 시청 등 와우 멤버십의 다양한 혜택과 가치를 알아가는 회원들이 늘고 있다”면서 “와우 회원의 주문 빈도가 비회원 고객의 9배에 달할 정도로 높은 참여도를 보이고 있다. 가장 오래된 회원은 신규 회원보다 평균 2.5배 많이 지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도 “아직 개발되지 않은 거대한 잠재력을 고려할 때 (쿠팡은) 이제 막 첫 발을 내딛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 고객은 전년 동기 대비 11% 성장했다”고 소개한 뒤 “(하지만) 현재 제공하는 20개 이상 카테고리 중 9개 이상 카테고리에서 구매하는 고객은 전체의 4분의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거대한 커머스 시장에서 우리가 차지한 부분은 여전히 일부에 불과하며 앞으로의 성장 기회에는 아직 개척되지 않은 부분이 상당하다고 믿는다”고 역설했다.

아직 로켓 배송에서 제공되지 않는 상품군이 많다고도 짚었다. 김 의장은 고객 수요가 많은 럭셔리 뷰티 접근성을 높인 ‘알럭스(R. lux·로켓 배송+럭셔리 합성어)’ 서비스 출시를 거론하면서 “명품 브랜드와 직접 제휴해 새로운 프리미엄 배송을 제공하며 세련된 쇼핑 환경에서 독점적 브랜드를 쇼핑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알럭스는 고객 만족을 위해 새로 추가한 선택지와 서비스의 하나의 예일 뿐이다. 앞으로 더 많은 서비스가 추가될 예정”이라고 했다.

쿠팡이 인수한 명품 의류 이커머스 업체 파페치에 대해선 “올 초 밝혔듯 파페치는 손익분기점에 가까운 수익성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파페치의) 운영 효율성 향상에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으며 이번 분기에 그 마일스톤(중요 단계)을 달성했다”고 언급했다.그는 또 “(쿠팡이츠의) 탁월한 서비스와 가치를 경험한 이츠 고객들의 열렬한 반응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했다. 대만 시장에서의 성장세와 관련해서도 “더 많은 브랜드와 직접 파트너십을 맺어 고객 선택폭을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 리테일에서 대만 고객들의 경험을 재정의할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