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간택 받자"…AEO 공부나선 기업들

테크 딥다이브

챗봇으로 정보 찾는 사람 늘자
답변에 브랜드 노출 중요해져
최적화 돕는 美 업체, 50억 유치

"AI의 선택이 매출 좌우할 것"
일각 "정보 왜곡 가능성" 우려도
새 러닝화가 필요한 A씨. 챗GPT에 “러닝 초보인 30대 여자가 신을 만한 러닝화 3개만 추천해줘”라고 요청한다. 챗GPT는 바로 러닝화 브랜드 3종의 장점을 사진과 함께 나열한다. A씨가 “이 중 제일 추천하는 건 뭐야?”라고 재차 묻자 챗GPT는 가장 위에 언급한 브랜드를 꼽는다. “이게 초보자에게 좋다”며 추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AI 답변’ 노리는 기업들

구글 검색 대신 인공지능(AI) 챗봇에 질문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기업들의 마케팅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기존처럼 단순히 검색엔진 상단에 브랜드를 띄우는 것으론 기대한 만큼의 홍보 효과를 누리기 어렵다. AI 챗봇 답변에 원하는 정보를 포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6일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기업들의 AI 검색 최적화를 돕는 미국 스타트업 프로파운드는 최근 350만달러(약 50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AI 검색에서 특정 기업 제품이나 브랜드가 긍정적으로 노출되도록 지원하는 회사다. 검색 쿼리(질의)를 추적해 AI 챗봇이 제품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분석하고, 근거가 되는 소스를 확인한다.

예컨대 완성차 기업이라면 대시보드에 ‘최고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는 무엇인가’ 같은 질문이 표시되고, 검색 결과가 실제 AI 답변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거의 모든 기업이 AI 답변에 자사 브랜드가 어떻게 노출되는지 알고 싶어 한다”고 했다.그동안 기업들은 브랜드를 드러내기 위해 검색엔진 최적화(SEO)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포털에 기업명이나 제품명을 검색했을 때 검색창 상단에 뜨도록 작업하는 게 대표적이다. 최근엔 변화가 감지된다. 챗GPT와 클로드 같은 AI 챗봇의 답변에 유리한 정보를 포함하는 답변엔진 최적화(AEO) 방식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한 정보기술(IT) 기업 마케팅 담당자는 “AI 답변을 통해 판단에 도움을 받는 사람이 늘어날 게 확실하기 때문에 놓칠 수 없는 영역”이라고 했다.

○빅테크는 조작 방지 도구 도입

AI 챗봇은 검색엔진처럼 웹페이지 목록을 쭉 띄우지 않는다. 간결하고 직접적인 답변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과거 SEO 전략에선 키워드를 잘 뽑는 게 중요했다면 AEO는 개인화된 사용자 경험이나 맥락적 연관성을 겨냥한다. ‘질문과 답변을 중심으로’ ‘특정 이용자를 가정해서’ ‘명확하고 간결하게’ 등의 콘텐츠 노하우가 이미 마케터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다.

아직은 AI 챗봇이 정보만 제공한다. 하지만 구매와 결제 등으로 기능이 확장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업계에선 AI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기업 매출과 직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다만 어떤 전략을 짜야 성공적인 AEO가 가능할지에 대해선 정확한 해답이 나오지 않았다. AI 검색 노출만 겨냥한 콘텐츠가 주먹구구식으로 쏟아져나오다 보면 AI 답변 자체의 신뢰도가 낮아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 측은 이를 막기 위해 “여러 조작 방지 도구를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