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직후 취업이 메리트인데…" 직업계고 취업자 5년來 최저치

교육부 직업계고 졸업자 취업통계
"잇단 실습생 산재사고가 원인"
직업교육에 특화된 직업계고 졸업생의 취업률이 5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공에 맞는 양질의 교육과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가 6일 발표한 ‘2024년 직업계고 졸업자 취업통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직업계고 졸업자 6만3005명 가운데 취업자는 26.3%인 1만6588명에 그쳤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대학에 진학하거나 군에 입대한 졸업생을 제외한 취업률 역시 55.3%로 작년(55.7%)에 비해 0.4%포인트 떨어졌다.취업률은 대학 진학률에도 뒤처지고 있다. 올해 전체 졸업자 가운데 48.0%인 3만216명이 대학에 진학해 전년 대비 1%포인트 상승했다. 2018년까지는 취업자가 진학자보다 많았으나 2019년부터 역전됐다.

교육부는 취업률이 저조한 원인으로 직업계고 현장실습생의 산업재해 사고를 꼽았다. 2017년 제주 음료 공장에서 기계에 깔려 숨지거나 전북 전주 콜센터에서는 극단적 선택을 한 사고가 있었다. 2021년에도 전남 여수에서 선박 관련 작업을 하던 실습생이 물에 빠져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장실습생 사고 이후 취업률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다른 이유를 꼽는다. 직업계고 교육 커리큘럼이 기술과 업무 환경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수연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 경기지부장은 “학과 명칭만 바꾸고 교육 내용은 바꾸지 않아 학생들이 원하는 전공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회계를 전공하는 학생이 건설 현장직 실습을 가게 되는 등 전공에 부합하는 일자리를 찾기도 어렵다”고 말했다.그럼에도 교육부는 300명 이상 사업장 취업 비중이 34.5%로 3년 연속 상승했다며 일자리 질이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고졸자 채용을 확대하고 미취업 졸업생에게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계고 거점학교를 현재 17곳에서 더 늘리는 등 정책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