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수요 줄고 공급 과잉…유가, 내년 73弗까지 내릴 것"

JP모간도 "하락세 못 막는다"
석유기업, 잇달아 투자 철회
국제유가가 수요 위축과 과잉 공급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세계은행은 5일(현지시간) 유가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배럴당 평균 80달러 수준이던 브렌트유 가격이 내년 초 73달러로 내려앉고 2026년엔 72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내년부터 감산 조치를 철회하면 배럴당 66달러까지도 내려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세계은행의 이 같은 분석은 석유 수요가 급격히 둔화하고 있는 영향이다. 올 3분기 세계 원유 수요는 1년 전보다 하루 30만 배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한때 하루 200만 배럴로 최대치를 찍은 원유 수요가 내년부턴 하루 100만 배럴 수준까지 급감할 것으로 세계은행은 분석했다. 세계은행은 “수요 감소로 내년부터 하루평균 120만 배럴의 원유가 과잉 공급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투자은행(IB) JP모간도 공급 과잉을 경고했다. 내년에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75달러로 내려앉고 2026년에는 60달러 선으로 추락할 것이란 관측이다. JP모간 원자재리서치팀은 “중동 분쟁 탓에 지정학적 긴장이 심화하며 유가 상승세가 가팔랐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리스크가 가격에 반영돼도 유가 하락세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유가 하락 전망에 글로벌 석유 메이저들은 대규모 투자를 잇달아 철회하고 있다. 아람코는 정유·석유화학 통합공장(COTC) 설비 확대를 최근 취소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