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박빙 예상 깨고 트럼프 완승…경합주서 거센 '레드 웨이브' [2024 美대선]

득표율 분석…대부분 지역서 4년 전보다 올라

러스트벨트·선벨트서 모두 이겨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 이어
노스캐롤라이나·조지아서 승전보

선거인단만 앞섰던 8년전과 달리
전체 득표수도 490만표 더 많아
사진=REUTERS
미국 대선 투표 결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합주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해 당선을 확정했다. 이번 대선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를 비롯해 5대호 주변 쇠락한 공업 지역인 러스트벨트에서 대승을 거뒀다. 남부 선벨트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주에서도 개표 초중반 승리를 확정해 선거인단을 휩쓸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득표율은 대부분 지역에서 4년 전 선거 때보다 높아졌다.

○러스트벨트 재탈환 성공

6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현지시간) 기준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277명을 확보해 224명에 그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크게 앞서며 승리를 확정 지었다.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50개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 538명 중 과반인 270명을 확보해야 한다. 첫 임기 때와 달리 전체 국민 득표수에서도 7121만 표(51%)를 얻어 6628만 표(47.5%)를 얻은 해리스 부통령을 이겼다. 2016년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전체 득표수에서는 졌으나 선거인단 다수를 얻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했다.
이날 사실상 승패를 가른 펜실베이니아주에선 개표가 97%가량 이뤄진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2.4%포인트 차이로 앞서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어 위스콘신주에서 1%포인트 차이로 선거인단을 차지하며 승리를 최종 확정 지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폭풍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우편투표 비율이 높던 2020년 대선과 달리 빠르게 선거 결과의 윤곽이 드러났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우편투표지가 남았지만 승패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동조합 등의 영향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던 러스트벨트 지역을 완전히 재탈환했다. 그는 2016년 ‘깜짝 당선’의 발판이었던 이곳을 2020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빼앗겼다. 이번에도 자동차노조 지도부가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멕시코산 중국 자동차 고율 관세 정책 등이 노동자들의 마음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운수노조인 팀스터스브러더스는 이례적으로 중립을 선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벨트에서도 모든 경합주를 손에 넣을 것이 유력하다.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주에선 개표 초중반 승리를 확정 지었고, 당초 여론조사에서 불리할 것으로 예상된 애리조나와 네바다주에서도 4~5%포인트 격차로 해리스 부통령을 앞섰다.

○북미 내륙 휩쓴 ‘레드 웨이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레드 스테이트’를 굳건히 지켰다. 아이다호와 와이오밍주 등 내륙 주는 개표 초반 일찌감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선언하며 공화당 지지세를 확인했고 이변은 없었다. 개표가 76% 이뤄진 알래스카에서도 56%를 득표해 40%를 얻은 해리스 부통령을 넉넉한 차이로 앞섰다.

민주당 지지 지역으로 분류된 미네소타, 뉴햄프셔, 일리노이, 뉴저지 등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5%포인트 안팎 차이로 선전했다. 고학력·고소득층과 유색 인종 유권자가 몰린 대도시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덕이다. 뉴욕 맨해튼과 브루클린 등 선거구에선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이 70~80%에 달했고,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LA)는 65~75%가 민주당에 표를 던졌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