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서 '꾸벅꾸벅', 식곤증인 줄 알았더니…충격 연구 결과 [건강!톡]

"일상 속 졸음, 치매 위험 신호일 수 있다"

졸음이나 무력감 있는 사람
치매 전 단계 증후군 발병률 높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상생활 중 피로를 자주 느끼는 것을 단순히 불편으로 치부하면 안 된다. 졸음을 느끼는 것이 치매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CNN의 보도에 따르면, 전날 미국신경학회의 '신경학 저널'(Neurology)에 이같은 내용의 최신 연구 논문이 실렸다.연구에 따르면 주간 졸음과 흥미 부족 등 과도한 피로를 경험한 사람의 35.5%가 운동성 인지 위험 증후군(MCR)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로감이 없는 이의 경우 이 증후군 발병률은 6.7%에 불과했다.

MCR은 경도 인지 장애 증후군(MCI)과 함께 전문가들이 치매 전 단계로 보는 증상이다. 인지 기능이 떨어지고, 보행 속도가 느려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치매 발병 위험을 두 배 이상 증가시킨다.

이 연구는 평균 나이 76세인 성인 445명을 대상으로 뉴욕 웨스트체스터 지역에서 진행됐다. 트레드밀을 이용해 참가자들의 보행 속도를 측정하고, 수면 패턴을 추적하는 방식으로 수면의 질과 치매 전 단계 증후군과의 상관관계를 살폈다.수면의 질은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 수면 기간, 수면 효율성(침대에서 보낸 시간 대비 실제 수면 시간), 수면 유도 약물 사용 여부, 수면 만족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연구 결과, 수면의 질이 낮은 사람들은 MCR 발병 위험이 더 높았다. 특히 졸음이나 무력감 등 주간 활동 장애가 있는 경우 이 위험이 3.3배나 증가했다. 연구진은 "평균 3년의 추적 관찰 기간에 36명의 참가자가 MCR 증상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연구의 대표 저자인 빅투아르 르루아 프랑스 투르 대학 병원 노인의학과 조교수는 CNN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수면의 역할이 뇌의 독소를 청소하는 데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수면 부족은 알츠하이머와 관련된 단백질의 축적을 촉진할 수 있으며, 뇌 염증 반응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리처드 아이작슨 미국 플로리다 신경퇴행성 질환 연구소 책임 박사는 수면 장애가 파킨슨병이나 루이소체 치매와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의 조기 예측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작슨 박사는 "의사와 환자가 수면 패턴에 대한 대화를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하며, 필요시 수면 검사나 설문지를 통해 문제를 진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대학의 타라 스파이어스-존스 박사는 "해당 연구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는 것은 맞지만 3년이라는 제한된 추적 기간 등의 한계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