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맨 귀환'에 글로벌 증시 요동…美 펄펄 뛸 때, 韓·獨·日 움츠려

거센 美우선주의 태풍…지구촌 '초긴장'

법인세 인하·규제 완화 전망에
美 3대 지수 '사상 최고가' 경신
중소형주 '러셀2000'도 6% 쑥
보호무역에 내수기업 기대 반영

관세 우려에 대미 수출국들 '불안'
코스피·獨 DAX·日니케이225 약세
< 트럼프 트레이드 강타 > 6일(현지시간) 월터 런던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가 이번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려진 티셔츠를 내보이고 있다. 대선 다음 날인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57% 오른 4만3729.93에 거래를 마쳤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와 동시에 글로벌 각국 증시에는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확연히 반영됐다. 미국 3대 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지만, 관세 우려에 한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제조업 수출국 증시에선 관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쏠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 값이 고공 행진하는 등 금융시장의 ‘아메리카 퍼스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美 증시 사상 최고가, 獨·日 약세

6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는 다우존스, 나스닥 종합,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일제히 급등세를 보이며 3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57% 급등하고, 나스닥과 S&P500은 각각 2.95%, 2.53% 뛰었다. 대선 종료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 트럼프 당선인 공약에 따른 법인세 인하, 규제 완화 기대로 자금이 쏠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는 상승률이 5.84%에 달했다. 역시 사상 최고치다. 러셀2000 상승 폭이 가장 큰 것은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 공약에 따라 주로 내수 중소기업에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중국에 최고 60%, 나머지 국가에 10~20% ‘보편적 관세’를 매기면 미국 내수 기업은 한층 가격 경쟁력을 더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우선주의는 산업재 종목의 강세도 불러왔다. 같은 날 미국 증시에서 ‘퍼스트 트러스트 RBA 미국 산업 르네상스’(AIRR)는 7.9% 급등했다. 종목명에서 보듯 미국 내 설비 투자 시 산업재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다. 비슷한 성격의 ETF인 ‘테마 미국 리쇼어링’(RSHO) 또한 6.33% 올랐다. ‘트럼프 2기’를 계기로 글로벌 기업의 미국행이 더욱 빨라질 것이란 기대에 자금이 유입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캠페인 기간 내내 관세 정책을 강조하며 “관세만 부과하면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지을 것이기 때문에 보조금을 줄 필요가 없다”고 공언해왔다.반면 미국을 주요 시장으로 하는 수출국의 증시에서는 관망하는 흐름이 주를 이뤘다. 6일 유럽 내 최대 제조업 국가 독일의 DAX지수는 장 중반 관세 우려가 대두되며 하락 반전해 1.13% 떨어진 채 마감했다. 특히 대표 수출산업인 자동차 관련주가 약세였다. BMW(-6.58%) 메르세데스벤츠(-6.44%) 폭스바겐(-4.27%) 등이 하락을 면치 못했다. 전날 상승세를 보인 일본 닛케이225도 7일엔 0.25% 내려갔다.

○“당분간 트럼프 수혜주로 대응해야”

7일 국내 증시에서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극단적인 ‘트럼프 트레이딩’ 장세가 이어졌다. 트럼프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 조선업과의 협력을 언급하자 한화오션(21.76%) HD현대중공업(15.13%) 삼성중공업(9.17%) 등 조선주가 급등세를 보였다. 방위산업주도 트럼프 당선 이틀째 상승을 이어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4.52%, 한화시스템이 9.79% 뛰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