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결정 걸림돌 된 '환율 1400원'…"올해 추가 인하 어려울 듯" [한경 외환시장 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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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 핵심 변수로 부상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성공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안팎까지 오르면서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물가상승률이 1%대 초반까지 내리고 3분기 성장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이 커졌지만 고환율 부담에 금리 인하를 결정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플레 둔화로 인하 필요성 커져
한은, 고환율 부담에 '속도 고심'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회의 때만 해도 주요 관심사는 금융 안정이었다. 정부의 거시건전성 규제가 가계부채 증가를 막을 수 있을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1%대로 내려온 물가상승률과 내수 부진은 금리 인하 여건을 충족한 것으로 여겨졌다. 외환시장도 금융통화위원들이 “기준금리 인하 시에도 원·달러 환율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크게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난달 말부터 이 같은 기류가 변하기 시작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환율이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 높게 올라 있고 상승 속도도 빠르다. 지난 10월 금통위에는 고려 요인이 아니었던 환율이 고려 요인으로 들어왔다”고 우려하면서다.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 3.25%로 미국(연 4.75~5.0%)보다 1.75%포인트(미국 금리 상단 기준) 낮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7일 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하더라도 1.5%포인트로 격차가 여전히 크다. 한·미 금리 역전은 자본 이동을 통해 환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3분기 성장률이 0.1%에 그치면서 금리 인하 필요성이 더욱 커졌지만 이 같은 환율 부담 때문에 이달 28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리를 추가 인하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금리를 연속으로 내리기보다 한 차례 쉬고 내년 1월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의 금리 인하 기조가 어떻게 바뀌는지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