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예의 지키면 국회 10번이라도 갈 것"

예산안 시정연설 불참 이유 설명
"장관 탄핵에 동행명령권도 남발
정치 살리는 게 아닌 죽이자는 것"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기자회견에서 “저는 국회를 굉장히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며 “내년에는 꼭 가고 싶다”고 했다. 지난 9월 22대 국회 개원식과 이달 4일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한 이유를 묻는 말에 답변하면서다.

불참 이유를 설명하며 윤 대통령은 야당에 섭섭함을 드러냈다. 취임 이후 두 차례 시정연설 때 보인 행태를 지적하며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 국회에 가는 건 아무리 정치권이 싸우더라도 그날 하루만은 기본 프로토콜로 (행동)하는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주자는 것”이라며 “(국회가) 난장판이 되는 모습을 국민한테 보여주는 게 국회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2년 연속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에 갔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윤 대통령은 “취임 첫해 시정연설을 갔는데 국회에서 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에서 피켓 시위를 하며 본회의장에 안 들어와 반쪽도 안 되는 의원들 앞에서 (시정연설을 했다)”며 “(야당이) 아무리 정치적으로 제가 밉고 어제까지 퇴진 운동을 했더라도 그 (연설) 시간만큼은 (예의를) 지켜준다면 열 번이라도 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특히 야당이 장관 탄핵소추를 추진하고 동행명령권을 남발한 점을 언급하며 “이건 국회를 오지 말라는 이야기다. 그래서 안 갔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에게) 국회에 오라는 건 ‘내가 대통령 너 망신 좀 줘야겠으니까 국민들 보는 앞에 와서 무릎 꿇고 망신 좀 당해라’는 것”이라며 “이건 정치를 살리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정치를 죽이자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설에 대해선 부인하지 않았다. 앞으로 관계 개선 노력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가장 유능한 정부와 가장 유능하고 발 빠른 당이 되기 위해 열심히 일을 같이하다 보면 관계가 좋아지지 않겠냐”고 답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