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쇄신 위해 인재풀 물색 중…시기는 유연하게 검토"

"저와 정부의 부족한 부분 알아
국민의 뜻 받들어 국정 쇄신"

'김건희 라인 교체' 놓곤 말 아껴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열린 대국민담화·기자회견에서 인적 쇄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담화를 통해 “저와 정부의 부족한 부분을 잘 알고 있다”며 “고쳐야 할 부분들을 고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여러분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 쇄신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야당은 물론 여당도 내각 개편과 대통령실의 인적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는 질문을 받자 윤 대통령은 “인사를 통한 쇄신의 면모를 보여드리기 위해 벌써부터 인재풀에 대한 물색과 검증에 들어가 있다”고 답했다. 다만 시기는 다소 지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국회에서 예산 심의가 마무리되면 빠르게 예산을 집행해야 원활히 돌아가고, 또 미국 새 행정부의 틀이 앞으로 한두 달 사이에 짜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까지 감안해 시기는 조금 유연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인적 쇄신의 실무적인 어려움도 털어놨다. 윤 대통령은 “인재를 물색하고 검증하고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도 해야 하다 보니 인사를 이른 시일 내에 하기가 근본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다”고 했다. 이 같은 발언을 종합할 때 인적 쇄신 시기는 내년 설날인 1월 29일을 전후한 시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총선에서 패배했을 때도 내각과 대통령실 쇄신 카드를 꺼내 들었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바뀌었지만 내각에서는 인사 교체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여권 관계자는 “당시 윤 대통령은 폭넓은 개각에 나서려는 의지가 강했다”며 “인사청문회에 대한 부담으로 대다수 후보가 고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교체를 요구한 이른바 ‘김건희 라인’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김건희 라인이라는 말은 굉장히 부정적인 소리로 들린다”며 “고위직에 대한 인적 쇄신은 당연히 국정 쇄신으로 연결되는 문제지만, 실무자들의 경우 일 안 하고 엉뚱한 짓이나 하면서 말썽을 피우면 계통대로 조사하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한 대표와의 회동 당시에도 “문제가 있는 사람을 알려주면 조치하겠다”고 했다.여권에서는 내년 초 인적 쇄신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교체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총리는 4월 총선 직후 사의를 밝혔지만 후임을 정하지 못해 유임됐다. 차기 총리 후보로는 추경호 원내대표가 거론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본인의 의지가 강한 데다 야당에도 우군이 많아 큰 반대 없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