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원론 산책] 저축은 자본량을 늘려 1인당 GDP 증가시키죠

(116) 솔로의 경제성장 모형
Getty Images Bank
이번 주에 살펴볼 솔로(Solow)의 경제성장 모형은 지난주에 배운 맬서스(Malthus)의 모형과 함께 외생적 성장 모형으로 분류되는 개념이다. 외생적 성장 모형은 생산요소의 투입을 중심으로 경제가 성장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맬서스가 살던 시절에는 농업이 가장 큰 산업이었다. 노동을 주요 투입 요소로 한정하여 식량의 생산과정을 통해 경제성장을 설명한 것은 어느 정도 타당했다. 하지만 20세기에 들어서는 노동과 더불어 자본도 생산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에 좀 더 현실적인 성장 모형이 필요해졌다. 많은 경제학자가 노동과 자본을 함께 고려한 다양한 경제성장 모형을 제시했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솔로가 1956년에 발표한 성장 모형이다.

솔로의 시각

현대 경제에서 자본은 중요한 생산요소다. 거의 모든 생산과정에 노동과 함께 투입되면서 경제성장에도 큰 역할을 한다. 노동과 달리 자본은 생산과정을 통해 축적되는 생산요소다. 한 번 사용하면 소멸하는 대부분의 소비재와 달리 자본은 생산에 투입되어 오래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생산자들이 일정한 주기로 지속해서 자본을 구매하면 자본축적이 이루어져 생산과정에 더 많은 자본을 투입할 수 있다. 자본이 꾸준히 증가하면 노동량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상황에서도 노동자의 평균생산성이 올라가 생산량을 더 늘릴 수 있다. 노동이 증가하면서 한계생산이 감소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는데, 자본축적으로 노동생산성이 늘어나면서 이를 상쇄할 수 있다. 따라서 노동의 한계생산이 체감함으로써 더 이상 1인당 생산량이 늘지 못하고 오히려 점점 줄어들 수도 있는 맬서스 성장과정의 한계를 자본이 극복할 수 있다고 솔로는 본 것이다.

저축과 경제성장

솔로의 성장 모형에서 강조하는 지속적 경제성장의 주된 요인은 자본이지만 좀 더 정확한 요인은 자본의 축적이고 더욱 근본적으로는 저축의 증가를 들 수 있다. 자본이 일시적으로 증가한다고 해서 경제가 성장하는 것이 아니고 자본축적을 통해 노동자 1인당 자본량이 지속해서 증가해야 노동자 1인당 생산량이 올라간다. 따라서 자본이 축적되는 국가가 되어야 한 나라의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게 된다.

자본축적을 위해서는 자본재를 구매하는 투자가 계속되어야 한다. 투자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자본재를 지속적으로 생산해야 한다. 자원이 희소한 상황에서 자본재를 계속 생산하기 위해서는 소비가 갑자기 증가해서는 안 된다. 소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것은 소득 중 일정 부분은 저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축이 꾸준히 이루어져야만 자본재 생산이 가능하고 자본축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소비가 감소하고 저축의 비중이 커진다면 자본이 더 많이 축적되어 경제는 빠르게 성장하게 된다. 물론 한 나라의 국민이 소비는 거의 하지 않고 소득의 대부분을 저축한다면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겠지만 국민은 건강한 노동자가 되지 못해 이러한 성장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국민이 과소비하지 않고 절약하는 생활 속에서 저축하는 것이 가장 적당한 수준의 자본축적일 것이다.

경제성장의 과정

자본축적을 통해 노동자 1인당 자본량이 증가하고 1인당 생산량도 늘어난다. 하지만 자본의 한계생산이 체감하는 상황에서 자본증가 속도가 감소하고 인구 증가 속도와 같아지면 1인당 생산량은 더 이상 확대되지 않는다. 인구 증가율과 자본 증가율이 같아지면 증가한 자본을 증가한 인구가 사용하게 되고 1인당 자본량은 일정하게 유지되므로 1인당 생산량이 더 이상 증가할 수 없는 것이다. 솔로의 성장과정은 맬서스의 성장과정처럼 음(-)의 경제성장이 나타나지는 않지만, 지속적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유사한 특징이 있다. 이는 외생적 경제성장 모형이 갖는 한계점이다.

성장과정에 대한 평가

솔로의 경제성장 과정이 결국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자본축적이 한없이 지속될 수 없을뿐더러 자본도 한계생산 체감의 법칙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모형은 자본축적을 통한 저개발 국가들의 빠른 경제성장 과정을 설명하는 데는 적합하지만, 경제가 계속 발전하는 선진국들의 성장과정을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솔로가 자본 투입으로 노동의 한계생산 체감을 극복한 것처럼 솔로의 모형을 통해 선진국의 경제성장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투입으로 자본의 한계생산이 체감하는 현상을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해야 한다. 그러나 기술은 노동이나 자본처럼 투입되는 생산요소로 보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 기억해주세요

김형진 중앙대 강사
솔로의 경제성장 과정이 결국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자본축적이 한없이 지속될 수 없을뿐더러 자본도 한계생산 체감의 법칙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모형은 자본축적을 통한 저개발 국가들의 빠른 경제성장 과정을 설명하는 데는 적합하지만, 경제가 계속 발전하는 선진국들의 성장과정을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