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테슬라' 리비안 뚫었다…LG엔솔, 8조 공급계약 '잭팟'

LG엔솔, 46시리즈로 리비안과 8조원대 계약
"차세대 배터리 전략 통했다"
사진=한경DB
LG에너지솔루션이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미국 전기차 회사 리비안에 차세대 배터리인 ‘46시리즈’(지름 46㎜)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한다. 8조~9조원에 달하는 대형 계약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6년부터 5년간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리비안에 67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할 것이라고 8일 밝혔다. 리비안 전기차 약 60~70만대 분량, 금액으로는 8~9조원 규모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이 전사적 역량을 투입하고 있는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가 납품될 예정이다. 46시리즈는 기존 2170(지름 21mm, 높이 70mm) 원통형 배터리의 크기를 대폭 키워 지름을 46mm까지 늘린 차세대 폼팩터다. 동일 무게당 에너지밀도가 20~30% 이상 높고 화재안전성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있다. 46시리즈는 크게 높이가 80mm인 4680, 95mm인 4695로 나뉘는데 이번에 리비안에 공급되는 모델은 4695다.
LG에너지솔루션 46파이 시리즈 제품. LG에너지솔루션 제공
전세계 배터리사 중에 가장 선제적으로 46시리즈에 투자해온 LG에너지솔루션이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2월 처음으로 46시리즈를 양산해 테슬라에 납품할 예정이다. 차세대 폼팩터를 양산한다는 소식이 업계에 알려지면서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리비안 등과의 계약도 따낼 수 있었다는 평가다.

리비안은 2026년 생산할 전기 픽업트럭 R2에 46시리즈를 장착할 예정인데, 이전 모델인 R1 시리즈까지는 LG에너지솔루션이 아닌 경쟁사의 2170 배터리를 써왔다.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선 차세대 폼팩터로 점유율을 빼앗아 올 수 있었던 셈이다. 앞서 46시리즈 계약을 따낸 벤츠도 비슷한 사례다. 중국산 파우치형 배터리 등을 써왔던 벤츠지만 46시리즈를 장착하고자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지난 10월 신규 계약을 맺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같은달인 10월 또다른 차세대 배터리인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로는 포드와의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잇따른 수주덕에 LG에너지솔루션의 애리조나 공장도 준공 전부터 목표수주량을 채워가고 있다. 2026년 가동을 시작할 예정인데 리비안과 벤츠 물량을 고려하면 전체 가동량의 약 50%를 채운 것으로 추산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경쟁사간 점유율 확보 경쟁이 치열한데, 차세대 폼팩터 등을 활용한 LG에너지솔루션이 우위를 보이고 있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