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상콩쿠르 우승' 中 차오원 뤄 “욕심부리지 않고, 차근차근 실력 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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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2024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폐막
한국의 박은중(2위), 심동영(3위)도 수상
"성공적 커리어보다 신뢰할 수 있는 연주자 되고 싶어"
"임윤찬, 나보다 어리지만 배울 점 많은 대단한 음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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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오원 뤄는 우승 직후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기교적인 부분을 완벽하게 해내겠단 생각보단 나만의 색채로 작품에서 느낀 감정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며 “앞으로도 연주자로서 큰 욕심을 부리기보단 정도(正道)를 지키며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가고 싶다”고 말했다.윤이상콩쿠르는 통영 출신의 세계적 작곡가 고(故) 윤이상을 기리기 위해 2003년 창설된 경연 대회다. 국내에서 최초로 유네스코 산하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FIMC)에 가입한 콩쿠르로 매년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부문이 번갈아 열린다. 러시아 차이콥스키콩쿠르 우승자 나레크 하크나자리안(2006·첼로), 영국 리즈콩쿠르 우승자 소피아 굴리악(2008·피아노), 미국 밴클라이번콩쿠르 우승자 임윤찬(2019·피아노) 등 명연주자들이 이 콩쿠르를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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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본선에서 윤이상 ‘대왕의 주제’, 2차 본선에서 윤이상 ‘가사’ 등을 연주한 차오원 뤄는 “작품을 깊이 연구하면서 윤이상이 얼마나 대단한 작곡가인지 다시금 깨닫게 됐다”며 “특히 선율 곳곳에서 한국의 전통 음악을 연상토록 하는 소리를 발견했는데, 이 때문에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체감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유서 깊은 공연장에 서거나, 명문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등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는 일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제가 진실로 바라는 건 매 순간 ‘가치 있는 연주’를 해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멀리 있는 이상(理想)에 매달리기보단 당장 주어진 무대 하나, 연주 한 번에 제 모든 걸 쏟아붓고 싶습니다. 그렇게 노력하다 보면 관중이 돈을 내는 것이 전혀 아깝지 않고, 기꺼이 시간을 내어줄 수 있는 그런 연주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