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하는 손흥민 영상 '충격'…골키퍼 "촬영 금지 구역" 폭로

축구 팬 충격 안겼던 손흥민-요리스 언쟁 영상
요리스, 최근 자서전서 "출입 금지 구역이었다"
2020년 7월 토트넘 홈경기 전반전이 끝난 후 손흥민과 당시 주장 위고 요리스가 언쟁을 벌이는 모습. / 사진=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2020년 7월 손흥민이 소속 구단인 토트넘 홋스퍼의 골키퍼 위고 요리스와 라커룸(탈의실)에서 언쟁을 벌이는 영상은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들의 격한 감정싸움은 다큐멘터리를 통해 고스란히 공개됐는데, 탈의실 내 카메라 설치는 선수들이 동의한 부분이 아니었다고 요리스가 직접 폭로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는 요리스가 최근 출간한 자서전 '나의 토트넘을 얻다(Earning my Spurs)'에서 등장한 이같은 내용의 폭로를 조명했다. 요리스가 언급한 다큐멘터리는 2020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토트넘의 2019~2020시즌을 밀착 취재해 공개한 '모 아니면 도:토트넘 홋스퍼'다.요리스는 자서전에서 다큐멘터리 제작 당시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빠짐없이 기록하려는 제작진 때문에 자신을 비롯한 모든 팀원이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다큐멘터리 촬영은) 선수단이나 감독 동의 없이 구단이 내린 결정이었다"며 "이에 따라 팀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만한 긴장감이 고조됐다"고 했다.
2020년 7월 토트넘 홈경기 전반전이 끝난 후 손흥민과 당시 주장 위고 요리스가 언쟁을 벌이는 모습. / 사진=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요리스는 구체적으로 "항상 조심해야 했다. 다큐멘터리 제작진이 식당 테이블에 작은 마이크를 설치했을 때 우리는 다른 테이블에 가서 앉았다"며 "우리가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는 탈의실이었고, 그곳이 출입 금지 구역으로 남아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어디에나 마이크와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했다.

팀원들이 탈의실에 카메라를 설치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다큐멘터리 제작진은 카메라를 설치했고, 이에 따라 자신과 손흥민이 다투는 장면이 고스란히 영상에 담겨 알려졌다는 게 요리스의 주장이다. 몸싸움 직전까지 가는 싸움을 벌인 이들의 모습은 해당 다큐멘터리 9화를 통해 낱낱이 공개됐다.두 사람이 다툰 건 2020년 7월 에버턴과 홈경기 전반전을 마치고서다. 요리스는 탈의실로 향하며 손흥민에게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는다'며 화를 냈고, 손흥민은 "대체 뭐가 문제냐. 넌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 난 널 존중했다(What's wrong with you? What's your respect on me? I respect you)"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료들이 만류해 물리적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손흥민도 다큐멘터리 촬영이 불편했다는 심정을 고백한 바 있다. 그는 2020년 언론 인터뷰에서 "별로 기쁘지 않은 일을 시청한다는 것은 선수로서 조금 슬프다. 에피소드마다 무엇인가 사건이 있는 건 좋진 않다"면서도 "그래도 뒤에선 어떤 일이 있는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면을 찾으려 애썼다.

한편, 프랑스 출신 골키퍼는 토트넘에서 2015~2016시즌부터 주장을 맡다가 손흥민에게 완장을 넘겨줬다. 요리스는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사커 LAFC에서 활동하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