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 도전장 내민 오픈AI, 자체 검색엔진 '챗GPT 서치'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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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WSJ 등 언론사와 계약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자체 검색 엔진 ‘챗GPT 서치’를 출시했다. 현지 테크업계에서는 오픈AI가 글로벌 검색 엔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에 정면 도전장을 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검색 엔진 시장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대화형 플랫폼을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번 질문시 '꼬리 질문'도 가능
출처 링크·이미지 등 함께 표시
시장 독점한 구글 아성 넘을까
챗GPT 탑재 MS 점유율 4%로 ↑
구글 점유율 첫 90% 벽 깨져
서비스국가 확대, 기능 고도화
검색엔진 시장 놓고 기싸움 치열
○‘꼬리 질문’ 가능한 검색엔진 등장
오픈AI는 지난달 31일 챗GPT 유료 구독자를 대상으로 자사 검색 엔진 챗GPT 서치를 출시했다. 지난 7월 ‘서치GPT’라는 이름으로 시제품을 공개한 지 석 달 만이다. 챗GPT 서치는 기존 챗GPT에 통합된 형태다. 검색창 밑에 있는 작은 지구본 모양의 아이콘을 클릭하면 일반 챗GPT가 아니라 챗GPT 서치를 기반으로 검색한다.챗GPT 서치는 친구와 채팅하는 것처럼 질문을 던질 수 있다. AI는 실시간으로 인터넷에서 적합한 정보를 찾아주는데, 기존 챗GPT와 달리 출처 링크와 이미지 등도 함께 표시한다. 일반 검색 엔진과 달리 원하는 내용을 긴 줄글 형태로 질문해도 답변을 받을 수 있다. 가장 차별화되는 건 대화형이라는 점이다. 한 번 검색 결과를 표출하면 관련 질문이 있더라도 검색어를 처음부터 일일이 다시 입력해야 하는 기존 검색 엔진과 달리 ‘꼬리 질문’이 가능하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네이버 등 기존 검색 엔진에서는 연속적인 질문에서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 검색창에 새로운 조건을 붙여 입력해야 했다.출처 링크는 전면에 배치하지 않고 원할 때만 볼 수 있도록 했다. 출처를 최상단에 배치한 AI 검색 엔진 퍼플렉시티와 차별화되는 점이다. 오픈AI는 챗GPT 서치 출시를 앞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AP통신 등 세계 주요 언론과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처럼 검색 결과와 관련한 콘텐츠를 전부 보여주기보다는 AI가 ‘양질의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선별해 노출한다는 전략이다.
시각 디자인 요소도 많이 늘어났다. 챗GPT 서치의 답변에서는 이미지, 지도, 그래프를 보기가 쉽다. 여행지 관련 질문을 하면 사진을, 맛집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지도를, 기업 주가 관련 질문에는 그래프를 보여준다.
○구글 아성 위협할까
현지 테크업계에서는 챗GPT 서치가 구글의 아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미국 투자회사 에버코어는 지난 9월 1300명을 대상으로 챗GPT를 구글의 대체재로 보느냐는 설문조사를 했는데 응답자의 8%가 ‘그렇다’고 답했다. 6월 같은 조사에서는 이 같은 답변율이 1%였는데 석 달 만에 3%포인트 늘었다.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달 구글의 글로벌 검색 엔진 시장 점유율은 89.3%로 처음으로 90% 벽이 깨졌다. 반면 챗GPT를 적용한 MS의 검색엔진 ‘빙’의 점유율은 4.15%로 전년 동월 대비 1%포인트 늘었다. 데스크톱만 놓고 보면 같은 기간 구글의 점유율은 83.5%에서 79.9%로 줄어든 반면 빙의 점유율은 9.1%에서 11.7%까지 늘었다. 단순 검색 엔진 시장 점유율뿐만 아니라 검색광고 시장 점유율도 줄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미국에서 구글의 검색 광고 시장 점유율은 올해 50.5%에서 내년 48.3%로 떨어질 전망이다.AI 검색 시장을 둘러싼 빅테크의 기세 싸움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구글은 지난 5월 출시한 검색 서비스 AI 오버뷰의 출시 국가를 100개국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도 자체 검색 엔진 출시를 검토 중이다. 오픈AI 역시 챗GPT 서치를 계속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챗GPT 서치를 기업용 챗GPT 엔터프라이즈와 대학용 챗GPT 에듀 사용자에게 공개하고, 몇 달 안에 공개 범위를 모든 무료 사용자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오픈AI 관계자는 “쇼핑과 여행 검색 기능을 지속해서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