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극은 기후변화 연구 최전선…먼 나라 얘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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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극지 전문가' 신형철 극지연구소장

2030년 남북극 학술대회 유치
"극지 연구는 인류 생존의 열쇠
기후변화 연구 국가에 보탬 될 것"
신형철 극지연구소장이 11일 인천 연수구 사무실에서 한국이 ‘2030 남북극 통합 극지 학술대회’ 개최국으로 선정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솔 기자
“‘세상의 끝에서 미래를 열다’라는 연구소 슬로건에 걸맞은 극지과학 연구를 이어가겠습니다.”

신형철 극지연구소장은 11일 인천 송도에 있는 사무실에서 소장으로서의 목표를 묻자 이같이 말했다. 극지연구소는 남북극 지역 생태계 연구 및 인프라 구축 활동 등을 전담하고 있는 해양수산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소속 전문기관이다. 국내 유일의 극지 전문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1987년 한국해양연구소 극지연구실로 처음 설립된 후 2004년 독립했다.지난해 제8대 소장으로 취임한 신 소장은 서울대 해양학과를 졸업하고 호주 태즈메이니아대에서 해양생태학 박사 학위를 받은 해양생물 전문가다. 1992년 남극 월동연구대원으로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2002년 극지연구실에 입소해 극지생물해양연구부장, 국제협력실장, 극지연구소 부소장 등을 지냈다. 2011년에는 제24차 남극세종과학기지 월동연구대 대장으로 근무했다. 신 소장은 “극지방 빙하와 퇴적물, 생물 환경 등에는 지구 전체 기후와 육상 생태계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정보가 많다”며 “해양생물을 공부하면서 해양 환경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극지 생태계에 관심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극지 연구는 198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세종과학기지가 남극에 처음 설치되면서다. 신 소장은 “4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남극 세종과학기지, 북극 다산과학기지,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등 연구 거점을 늘려왔다”며 “극지 탐험을 통해 인류에게 닥칠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개발 해양·광물자원을 연구하는 것이 핵심 목표”라고 말했다.

신 소장은 취임 후 약 1년간 연구소 사업을 주관해 오면서 가장 뿌듯한 순간으로 한국이 ‘2030년 남북극 통합 극지 학술대회’ 개최국으로 선정된 때를 꼽았다. 남북극 통합 극지 학술대회는 극지 연구 국제기구인 남극연구과학위원회(SCAR)와 국제북극과학위원회(IASC)가 남극과 북극을 아우르는 공동 연구 및 국제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한 학술대회다.대회에는 SCAR 소속 46개국과 IASC 소속 23개국 중 한국과 스위스, 스웨덴 3개국이 유치 의사를 밝혔다. 두 기구 모두 후보국 중 한국을 최종 개최국으로 선정했다. 신 소장은 “세계 2000여 명의 과학자가 참석하는 자리인 만큼 국내 극지과학 연구 분야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극지 연구가 나아갈 미래를 묻자 “인류의 생존에 직결되는 기후 및 생태계 관련 현상과 원인을 언제나 최전선에서 탐구해야 한다”고 답했다. 신 소장은 “극지가 당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급속도로 감소하는 극지 빙하와 이에 따른 해수면 상승”이라며 “해수면 상승 예측값을 정확히 계산하고 생태 보존 방법을 연구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