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 없던 잠실서 재건축 '속도'…약 2만 가구 새아파트 공급

사진=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잠실·신천동 일대에 새 아파트가 공급된 데 이어 재건축 단지들이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분양에 나선 단지에는 수만명의 청약자가 몰리는 등 수요자들의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강남권에서도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손꼽히는 잠실동 ‘잠실 주공 5단지’ 등이 사업에 속도를 내며 재건축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르면 내년 말 순차적으로 입주를 시작해 약 2만 가구 규모 새 아파트 촌으로 탈바꿈 중인 잠실이 제2의 도약기를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잠실 대단지 분양 잇따라

12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신천동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가 지난달 일반 분양에 나선 데 이어 같은 동 ‘잠실 르엘’이 청약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기존 ‘잠실미성크로바’ 아파트(1230가구)를 재건축해 최고 35층, 13개 동, 총 1865가구 규모로 새로 짓는다. 이 중 전용면적 45~74㎡ 216가구를 일반에 공급한다.잠실미성크로바 재건축 조합이 최근 의결한 관리처분계획변경안에 따르면 일반분양가는 3.3㎡당 5300만원으로 예상된다. 전용면적 84㎡ 기준 18억원대에 분양가다. 다만 조합 측이 일반분양 목표 가격을 3.3㎡당 6000만원으로 잡고 있어 실제 분양될 때 가격은 지금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반 분양은 내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앞서 일반 분양에 나선 같은 동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에는 특별공급과 일반공급을 합쳐 12만명 넘는 청약자가 몰렸다. ‘잠실 진주’ 아파트를 재건축해 지하 4층~지상 35층, 23개 동, 총 2678가구 규모 대단지를 짓는다. 이 중 589가구를 일반에 선보였다. 이 단지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기준 18억~19억원 선이다. 인근 단지 최근 실거래가와 비교해 5억원 이상 낮아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자 청약 열기가 달아 올랐다. 청약 당첨자의 최소 당첨 가점은 4인 가구 만점 기준인 69점이었다. 일부 타입은 최소 당첨 가점이 5인 가구 만점인 74점까지 치솟기도 했다.

◆새 아파트 약 2만 가구로 탈바꿈

잠실동 단지들도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분양 단지와 현재 재건축을 추진 중인 잠실·신천동 일대 단지를 모두 정비하고 나면 약 2만가구 규모의 새 아파트 촌으로 새로 태어날 전망이다.잠실동 ‘잠실우성 4차’는 지난 7월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해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준비 중이다. DL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적용해 기존 555가구에서 825가구 규모 단지로 재건축을 추진한다. 최근에는 층수를 기존 32층에서 49층으로 상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강남권 재건축 최대어 중 한 곳으로 손꼽히는 ‘잠실주공5단지’는 최고 70층 고층 아파트로 재건축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9월 서울시가 정비계획 결정안을 고시했고 조합은 현재 건축 심의 신청을 준비 중이다. 기존 3930가구 규모 대단지를 재건축해 6491가구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이 외에도 잠실동 ‘잠실우성 1·2·3차’는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시공사 선정 단계에 돌입했다. 신천동 ‘장미 1·2·3차’ 아파트도 조합설립 인가를 마쳤다. ‘잠실주공 5단지’와 함께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아파트는 안전진단을 통과한 상태다.기존 대장 아파트 노릇을 했던 잠실동 ‘엘·리·트’(잠실엘스·리센츠·트리지움)를 비롯해 ‘레이크팰리스’, 신천동 ‘파크리오’ 등은 모두 2006~2008년 준공해 내년 18~20년 차를 앞두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20년 가까이 새 아파트 공급이 멈췄던 잠실에서 재건축이 일제히 추진되면서 일대 주택 가격이 새로운 국면에 돌입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송파구 A 공인 관계자는 “잠실은 토지거래허가제 규제를 받는 데다가 새 아파트가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며 “최근에는 재건축 단지들이 속도를 내고 있어 주거 환경이 개선되고 더 나아가서는 일대가 재평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