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개월 만에 2500선 내줘…환율 1400원 돌파

삼성전자 또 52주 신저가
코스닥도 2.5% 급락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뉴스1
코스피지수가 2500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코스닥지수도 2% 넘게 밀렸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는 등 투자 환경이 악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49.09포인트(1.94%) 급락한 2482.57에 마감했다. 2500선 위에서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는 우하향하는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가 2500선 아래서 마감한 건 이른바 '검은 월요일' 이후 3개월 만이다. 지난 8월 5일 당시 코스피는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하루 만에 8% 급락했다.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매수세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308억원, 1093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홀로 3323억원을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대부분 하락했다. 셀트리온(-4.71%)을 비롯한 기아(-2.85%), POSCO홀딩스(-2.09%), 삼성바이오로직스(-1.99%), 현대차(-1.9%), 신한지주(-1.9%)가 모두 약세 마감했다. 코스피 상장종목 944개 중 791종목(83.79%)이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3.64%), SK하이닉스(-3.53%) 등 반도체 대장주도 약세를 보였다. 반도체 시장 경쟁이 강화할 것으로 전망돼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외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분야에 10조엔(약 90조원)을 공적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쟁이 심화하면 국내 반도체 업체의 수익성은 훼손될 수 있다.코스닥은 전일 대비 18.32포인트(2.51%) 밀린 710.5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우하향하며 장중 707.96까지 하락했지만 막판 소폭 반등하며 710선 위에서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66억원, 48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은 홀로 163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주는 혼조세를 보였다. 리가켐바이오(-5.29%), 휴젤(-3.56%), 클래시스(-3.28%), 삼천당제약(-3.14%), 펄어비스(-3.14%), 리노공업(-2.62%), 알테오젠(-1.35%)는 하락했다. 반면 펩트론(8.43%), 레인보우로보틱스(3.53%), 에코프로(0.78%), 엔켐(0.46%)은 올랐다.원·달러 환율은 2년 만에 1400원(종가 기준)을 넘어섰다. 오후 3시30분 기준 환율은 전장 대비 8.8원 오른 1403.5원에 거래됐다. 시장에선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달러 강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책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장기 국채 가격이 하락하고 달라 강세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며 "트럼프 트레이드가 시작되며 우려가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데 수출액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트럼프 정부가 관세를 인상하면 수출이 더 부진해질 수 있다"고 했다.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는 점도 우려했다. 서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이 좋았을 때, 외국인은 삼성전자, 대만의 TSMC에 적극 투자했다"며 "최근 중국이 경기 부양책을 펼치자 외국인은 반도체 주식을 내다팔고, 중국에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