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한 꿈 속과 조각난 하늘의 가을 삼청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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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7
80년대생 여성 작가들 개인전
안현정, 백아트 '틈, 연결 너머'
작은 천들을 꿰매 캔버스 채워
이진한, 자각몽 같은 추상화로
갤러리현대 '루시드 드림스' 展


재봉으로 만들어낸 작품은 현대적이고 단순한 모양인데도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유선 전시기획자는 “형상들을 ‘선을 그어서’ 나눈 게 아니라 나뉘어 있던 것을 ‘꿰매서’ 한 공간에 배치했기에 특별한 느낌이 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작 중 상당수가 개막 이전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는 내년 1월 18일까지.
갤러리현대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이진한은 런던과 서울을 오가며 추상화를 그린다. 학부를 졸업한 뒤 런던 세인트마틴과 골드스미스에서 석사 학위를, 2021년 런던 UCL슬레이드미술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며 런던에서 15년을 보냈다. 오랜 시간 해외에 체류하며 미술을 공부하다가 언어의 장벽, 소외감, 연인과의 이별, 외국인과의 뜻밖의 교감과 친밀함 같은 것을 그림에 담게 됐다. 작가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정과 기억을 그림으로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예를 들어 그의 작품 ‘샤워 생각’은 샤워하다가 떠오른 좋은 생각을 뜻하는 ‘Shower Thought’라는 신조어를 그린 작품이다. 샤워기에서 물줄기가 쏟아져나오는 가운데 여러 생각과 영감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지하 1층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들에서는 어머니의 발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가족에 대한 사랑과 친밀감을 표현했다. 그림 전반에 해와 달, 발, 바이올린, 나무, 꽃, 붓, 연필, 책 등 여러 요소가 겹쳐 어우러지며 전시 제목인 ‘루시드 드림’(자각몽)처럼 꿈속의 한 장면 같은 느낌을 낸다. 전시는 12월 22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