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2년 만에 시진핑 만날 듯

G20·APEC 참석차 남미 순방
용산 "韓中회담 성사가능성 높아
트럼프와 회동도 긴밀히 소통중"
대통령실이 14일 개최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중 정상 간 만남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사진은 2022년 11월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 한경DB
윤석열 대통령이 14~2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페루와 브라질을 각각 방문한다. 대통령실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윤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의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미국에 들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일 정상회담은 적극적으로 조율 중이기 때문에 성사 가능성이 상당히 높고, 한·중 정상회담 역시 열심히 협의하고 있기 때문에 성사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2022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했다. 지난해에는 정상회담 대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행사장에서 3분가량 대화를 나누는 데 그쳤다.회담이 성사되면 한·중 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모멘텀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중국은 지난 5월 한·중·일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한·중 관계 개선에 힘써왔다. 당시에는 리창 총리가 정상 자격으로 참석했다. 최근 들어 북·러 밀착 등으로 북한과의 관계에 이상 기류가 생기면서 한국에 더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중국이 지난 1일 한국인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대중 강경책을 예고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는 만큼 이번 회담을 계기로 중국이 한국을 자국 쪽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경제·투자, 인적 교류 등 여러 분야에서 포괄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기 침체로 한국의 수출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통상·교역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도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이번 방문 기간에 한·일, 한·미, 한·미·일 정상회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11일 총리로 재선출된 후 기자회견에서 “사정이 허락하면 14일부터 남미를 방문할 것”이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과 만나 국제 정세에 대해 흉금을 터놓고 논의할 기회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 간 회동 가능성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당선인 측과 긴밀하게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