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지지 받은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에 선출

"시한폭탄 멈춰야 정부와 대화"
임기 내년 1월 회장 선거까지
대한의사협회(의협)는 13일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선거에서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사진)이 당선됐다고 밝혔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 선출 전까지다.

의협에 따르면 박 비대위원장은 1차 투표에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79%)를 획득했다. 과반 득표로 당선이 확정됐다. 선거권이 있는 의협 대의원은 총 244명이다.이번 선거는 올해 5월 취임한 임현택 의협 회장이 막말과 불통 논란 속에 지난 10일 불신임받고 물러난 뒤 의협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치러졌다.

비대위원장은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의협 수장으로서 의대 증원 등 의료정책을 둘러싼 의정 갈등을 지휘한다.

박 비대위원장은 전공의들이 지지한 인물이다. 앞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 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며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박 비대위원장은 당선 직후 전공의와 의대생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하겠다고 했다. 그는 “정부는 의료 파탄이라는 시한폭탄을 장착해 놨다”며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가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요구하는 의대 정원 ‘원점 재검토’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1일 의정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출범했지만 의협, 대전협 등 핵심 단체들이 불참했다. 당분간 여야의정 협의체는 험로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기 의협 회장 선거 1차 투표는 내년 1월 2일부터 4일까지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다득표자 2명을 두고 같은 달 7∼8일 결선 투표를 한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