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韓 부동산 영향까지 분석? 트럼프 책들 '우후죽순'

'트럼프 2기' 전망 신간 쏟아져
베스트셀러
"반도체, 배터리 산업 파고 맞을 것"

대선 유세서 방위비 문제 반복적 언급
트럼프 정책이 산업 트렌드 미칠 영향 분석
오래전 자서전도 인기몰이
"만약 제가 지금 대통령이었다면 한국은 우리에게 연간 100억달러를 지불하고 있을 겁니다. (한국은) 진짜 '머니 머신'이라니까요." (도널드 트럼프, 지난달 16일 일리노이주 시카고 경제인 클럽 대담에서)

미국 대선 이후 국내 서점가에서 '트럼프 열풍'이 불고 있다. 기존 정치문법에서 벗어난 트럼프가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답을 찾으려는 독자들이 잇따라 서점을 찾으면서다. '트럼프 2기'가 정치·경제·외교안보적 측면에서 어떻게 흘러갈지 분석하고 전망하는 책이 발빠르게 쏟아지고 있다.트럼프 책 내자마자 베스트셀러

13일 온라인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이번달 첫째주 종합 베스트셀러에서 <트럼프 2.0 시대>가 종합 7위에 올랐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의 책(1~6위)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순위다. 이 책은 미국 대선 결과가 확정된 지난 6일 판매를 시작한 이후 하루만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예스24 관계자는 "구매층 중 3040세대가 66.4%를 차지해 주로 중장년층 독자가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책은 다가올 트럼프 2기를 '슈퍼 트럼프 시대'라고 부른다. 1기보다 더욱 강력해진 권력으로 중무장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트럼프의 강경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 미중 패권 경쟁이 가열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우리나라는 주요 산업인 반도체와 배터리, 전기차 분야에서 강력한 파고를 맞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트럼프 집권의 나비효과가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치게 될 영향도 경고한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이 미국의 재정 적자를 악화시키고 인플레이션의 부활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을 가정한다면, 연준이 아무리 기준 금리를 내려도 장기 시장 금리가 올라 빚으로 억지로 부풀린 한국 집값이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단 분석이다.

트럼프가 이번 대선 유세 기간 동안 내놓은 주요 연설을 해설과 함께 엮은 책 <트럼프 코리아>도 새로 나왔다. 트럼프는 첫 임기 기간을 비롯해 이번 유세에서도 북핵 문제나 방위비 분담금 인상, 관세 정책 등을 반복적으로 언급하며 논란과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지난 5월 뉴저지주 와일드우드 유세에서 "한국은 우리의 조선 산업과 컴퓨터 산업을 가져가고, 다른 많은 산업을 장악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한국은 충분히 국방비를 스스로 부담할 수 있는 나라"라고 말했다. 지난 9월 조지아주 사바나 유세에선 "관세는 제가 들어본 가장 아름다운 단어 중 하나"라며 "수천억 달러를 국고로 가져와 미국 시민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그 돈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밖에 백악관 출입기자 출신이 쓴 <트럼프 청구서>는 주한미군 철수론, 한국 자체 핵무장, 트럼프-김정은 회담 가능성 등 앞으로 쟁점이 될 구체적인 외교 사안을 다룬 책이다. <트럼프 2.0>은 트럼프 정책이 바꿔놓을 세계 산업 트렌드를 분석한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 <트럼프 2.0 또 다른 미국>도 있다.트럼프 직접 쓴 자서전도 인기
트럼프가 과거에 쓴 자서전도 인기다. 트럼프의 대표 저서 중 하나인 <거래의 기술>은 1987년 발표된 직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가, 트럼프가 대선에 나올 때마다 '역주행'을 거듭하고 있다. 부동산 재벌 출신인 트럼프가 사업과 삶을 운영하는 원칙을 설명해놨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책엔 그의 변칙적인 행동 뒤에 숨은 동기들이 나와 있다"며 트럼프를 이해할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지난 8월 국내 번역 출간된 자서전 <도널드 트럼프>도 트럼프가 자신의 성공 비결을 직접 이야기한 책이다.

출판계 관계자는 "미국 대선과 같은 '빅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관련 이슈를 좇는 신간이 나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도 "트럼프 당선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통상적인 경우와 비교해 앞으로 더 많은 신간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