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버드코리아, 해외 소비자들 구매대행 역직구 플랫폼…거래액 폭발적 성장…올 300억 넘을 듯

복잡한 인증없이 URL 입력 편리
고객 배송료 최대 70% 절약 가능

국내 온라인 쇼핑몰도 동반 성장
중고거래 C2C 등 틈새시장 공략
딜리버드코리아 소속 직원이 부산 창고에서 해외 배송 작업을 하고 있다. 딜리버드코리아 제공
역직구 플랫폼 딜리버드코리아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기업의 최근 3년(2021~2023년)간 누적 거래액은 447억원 수준이었는데, 이 중 절반가량인 235억원을 지난해에 달성했다. 올해 거래액은 이미 300억원을 넘어섰으며 지난해 대비 1.8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류 흐름을 타고 외국인의 국내 제품 구매 수요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딜리버드코리아는 국내 다양한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와 해외 구매자 사이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는 기업이다. 두 거래 주체 사이의 ‘장벽’이었던 구매와 배송 서비스를 대행하는 서비스를 내놓은 게 최근 폭발적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딜리버드코리아는 AI(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해 기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중고 거래 기반의 C2C(해외 구매자-국내 개인 판매자)를 연결하는 새로운 틈새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딜리버드코리아가 연 물류 상생 시장

딜리버드코리아는 2013년 해외 배송용 소프트웨어 개발과 B2B 풀필먼트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했다. 김종익 딜리버드코리아 대표는 “국내 인터넷 쇼핑몰 사업자를 위한 해외 홈페이지를 구축했지만, 좀처럼 판매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런 고민 끝에 2021년 역직구 플랫폼으로 사업을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해외 구매자와 국내 판매자 사이에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원인으로 구매와 배송시스템을 꼽았다. 휴대전화 인증부터 시작하는 복잡한 결제 시스템 때문에 해외 소비자가 물건 구매를 꺼린다는 설명이다. 구매에 성공하더라도 비싼 배송료가 걸림돌이 된다. 미국 기준으로 배송료는 건당 2만원 수준이며, 물품 하나마다 별도로 배송료가 부과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딜리버드코리아는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의 URL(인터넷 리소스 위치 문자열)을 복사해 딜리버드코리아 플랫폼에 입력하면 구매를 대행하는 서비스로 성장 가도에 올랐다. 구매 물품은 딜리버드코리아 소유의 창고로 모여 해외 고객에게 일괄적으로 배송한다. 제품 포장 등 배송에 관련한 업무는 모두 딜리버드코리아가 맡는다. 한 창고에 구매 물품이 집중되므로, 구매자 입장에선 하나의 물건을 산 것과 똑같은 배송료를 지불하는 셈이 된다. 딜리버드코리아를 이용하면 최대 70%까지 배송료를 아낄 수 있다.딜리버드코리아의 서비스로 국내 온라인 쇼핑몰도 덩달아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총거래액 1억원 미만이었던 국내 중고 거래 플랫폼은 딜리버드코리아와 해외 구매 대행 사업을 연동한 뒤 1년 만에(올해 1분기) 6억원 규모의 거래액을 달성했다. 국내 화장품 역직구 플랫폼 기업은 딜리버드코리아의 도움으로 러시아 지역에 무료 배송 서비스를 연 결과 올해 연 매출 50억원, 6만건의 주문량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틈새·신시장 공략 원동력은 데이터

딜리버드코리아의 구매·배송 대행 서비스는 더욱 정교해진다. AI(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해 소비자가 상품 정보를 담은 URL을 복사해 직접 입력하는 수고를 덜었다. 버튼을 누르면 AI가 자동으로 URL을 읽고 상품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를 입력한다. 개발자의 플랫폼 개선에 드는 작업 시간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배송 물류 체계에도 AI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해상 운임 등 다양한 변수를 적용한 AI 배송료 예측 알고리즘을 개발해 구매 시 제품 가격과 함께 배송비까지 소비자가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소비 패턴 데이터는 신규 사업 진출의 계기가 됐다.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케이팝 관련 상품 소비 추세가 패션(신발, 의류, 가방)으로 확대되는 추세를 데이터 덕분에 빠르게 파악했다. 직접 판매를 위한 쇼핑몰 DK샵을 만들었다.역직구 시장에서 중고 거래 시장 중심의 개인 간 거래(C2C)에 대한 수요도 데이터를 통해 찾아냈다. 딜리버드코리아는 지난해부터 국내 중고 거래 플랫폼과 함께 C2C 플랫폼을 만들어 미국과 한국의 개인 간 거래를 연결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사 홈페이지의 고객이 딜리버드코리아로 유입된다는 고객사 요구를 받아들여 고객사 홈페이지에서 구매 버튼이 눌러지는 순간 딜리버드코리아의 구매 및 배송 대행 서비스가 가동된다.

딜리버드코리아의 향후 목표는 국가 간 거래까지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배송·구매 대행 시스템을 만들어 일본과 미국 간 거래에도 중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AI 기술 등 올해부터 사용자 편의성 확보 중심의 플랫폼 기술 고도화 작업을 추진 중”이라며 “채팅으로 쇼핑을 할 수 있을 정도의 AI 기술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