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이탈리아 영화의 ‘미친 감독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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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탈리안 스크린스영화광들에게 이탈리아 영화란 네오리얼리즘이다. 번역하면 新리얼리즘이지만 리얼리즘에 옛날 것과 새것은 없다. 모두 다 리얼리즘이다. 다만 어떤 시대에 유행한 사조(思潮)인가가 중요하다.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은 1940년대에서 1950년대에 유행했다. 시대를 보고 짐작하겠지만 2차 세계대전과 거기서 악마적 역할을 했던 이탈리아 파시즘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담고 있는 영화들을 말한다.
오는 15일~18일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
이탈리아 영화 한편 쯤은 보며 살아야 교양인
속죄의 이데올로기는 당연히 사실적이어야 한다. 진실을 얘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모습에 대해 있는 그대로 얘기할 줄 알아야 한다.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 계열의 영화가 어둡고 빈궁하며(비토리오 데 시카의 ‘자전거 도둑’) 돈 많은 할리우드와 달리 기술적으로 거칠게 찍을 수밖에 없는(로베르토 롯셀리니의 ‘무방비 도시’) 작품들이 많았던 이유이다. 그렇지 않으면 아예 표현의 영역을 관념의 극치 사이를 오가게 하면서(페데리코 펠리니의 ‘8과 1/2’) 영화예술이란 것이 현실에서 어떤 역할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작품들이 주를 이뤘다. 네오리얼리즘은 세계 영화사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이탈리아의 현존하는 ‘미친’ 감독 중에는 파올로 소렌티노도 있다. ‘그레이트 뷰티’ ‘유스’ ‘신의 손’ 등은 루카 구아다니노와는 다른 선상에서 소렌티노가 거장 반열에 오르고 있음을 보여 주는 작품들이지만 이 사람 역시 이탈리아보다 범유럽적 감독처럼 느껴진다.
그렇다면 진실로 새로운 이탈리아 리얼리즘 계보는 누가 잇고 있는 것인가. 순혈주의적으로 진짜 이탈리아 현대영화 감독들은 누구인가. 그 점을 보여 주는 영화 상영회가 있다. 바로 ‘2024 이탈리안 스크린스’이다. 이탈리아 최신 영화 세 편과 클래식 한 편이 상영된다. 오는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간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다.
여성 감독 파올라 코르텔레시의 작품 ‘우리에게 아직 내일은 있다’는 흑백이다. 마치 1940년대 네오리얼리즘의 직계처럼 보인다. 내용도 1940년대를 배경으로 한 여성들의 참정권 투쟁을 그린다. 이탈리아란 나라가 지닌 풍랑의 역사 그 한 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이다.
페데리코 펠리니의 ‘8과 1/2’은 고전 중의 고전이고 걸작 중의 걸작이다. 이탈리아의 아랑 드롱이자 이탈리아의 그레고리 펙인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가 주연한 작품이다. 영화 제목만으로 영화를 봤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아르떼 독자라면 이 영화 ‘8과 1/2’ 정도는 봐야 하는 작품이다.2024 이탈리안 스크린스의 상영 일정은 아래 표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