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에 소령 출신 '깜짝 발탁'…CIA 국장엔 '러 개입설' 차단해준 래트클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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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2일(현지시간) 차기 정부의 국방·안보 및 중동지역 메신저 등을 잇달아 발표했다.
국방장관 자리에는 육군 주방위군 출신으로 폭스뉴스에서 8년간 진행자 역할을 맡아 온 피트 헤그세스(44)가 깜짝 발탁됐다. 중앙정보국(CIA) 국장 자리에는 트럼프 1기 정부에서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맡아 대선에서 러시아 개입 사실이 없었다고 확인해 준 존 래트클리프가 내정됐다.
그는 관타나모 기지에서 미네소타 주방위군 소대장을 맡았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에도 자원해 복무해 두 차례 훈장을 받은 인물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트루스소셜에서 “8년간 폭스뉴스 진행자로서 이 플랫폼을 군과 예비역을 위해 싸우는 데 사용했다”고 그를 소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정부에서도 그를 보훈부 장관에 임명하려 했으나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이를 철회한 적 있다.
헤그세스는 2020년 발간한 ‘미국의 십자군’이라는 책에서 트럼프의 2016년 대통령 당선이 “미국이 다시 태어나는 신호”이며 “사회주의, 세계화, 세속주의, 엘리트주의를 요구하는 좌파들에게 굴복해 온 이 나라가 최종적으로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적을 정도로 트럼프에 대한 강한 신념을 갖고 있다. 해외에 주둔하는 미군 철수를 주장해 온 그가 임명된 것은 미군의 위상 축소를 의미한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세상을 더 안전하게 할 수 있다면 그가 원하는 것을 주자”고 발언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트루스소셜에서 그가 “미국 우선주의에 진심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군 고위직을 맡아 전략적 판단을 해 본 적 없는 그가 국방장관 역할을 수행하는 데 데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인수위원회는 현직 장군들을 평가해 군 지도부에서 내쫓기 위한 작업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퇴역 장군 등으로 구성한 '전사 위원회(warrior board)'가 현직 3~4성 장군을 평가할 수 있게 하는 행정명령 초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대통령은 군 장성을 해임할 권한이 있으나 이런 권한을 행사하는 일이 자주 있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동안 군에서 다양성을 언급하는 워크(woke) 장군을 해임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이 발언은 흑인으로서 인종차별 철폐 시위에 관해 언급했던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 등을 겨냥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차기정부의 초대 CIA 국장으로 내정된 래트클리프 전 DNI 국장은 2016년 대선에 러시아가 트럼프 당선을 위해 개입했다는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공개해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하원 의원으로 재직하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장남 헌터 바이든에 대한 수사를 지원했다. 현재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에서 미국 안보센터의 공동 의장으로 일하고 있다. DNI 국장 자리에는 크리스 스튜어트 전 하원의원이 거론되고 있다고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두 사람은 모두 강경한 시온주의자다. 향후 미국의 중동정책이 한층 ‘매파적’으로 운영될 것을 예고한 인선이다. 특히 허커비 내정자는 과거 “팔레스타인이라는 것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며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에서 땅을 빼앗기 위한 정치적 도구”라고 했다. 또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공존을 주장하는) 두 국가 해법에 대해 “비이성적이고 실행 불가능하다”고 한 적 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은 빌 맥긴리 공화당 전국상원위원회(NRSC)의 법률 고문을 지낸 빌 맥긴리 변호사를 백악관 법률고문으로 지명했다.
전날 주요 매체가 일제히 보도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국무장관 내정은 이날 발표되지 않았다. NBC방송 등 외신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강성 지지세력(MAGA)이 트럼프에 대한 충성심이 강한 릭 그레넬 독일 대사를 밀고 있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루비오 의원은 비교적 공화당 주류에 가깝고 민주당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데, 바로 이런 이유로 지지자들은 트럼프 색깔이 약한 그를 꺼린다는 해석이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국방장관 자리에는 육군 주방위군 출신으로 폭스뉴스에서 8년간 진행자 역할을 맡아 온 피트 헤그세스(44)가 깜짝 발탁됐다. 중앙정보국(CIA) 국장 자리에는 트럼프 1기 정부에서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맡아 대선에서 러시아 개입 사실이 없었다고 확인해 준 존 래트클리프가 내정됐다.
○‘트럼프 찬가’ 헤그세스 발탁
이날 트럼프 인선에서 가장 눈길을 끈 인물은 헤그세스 국방장관 내정자다. 통상 예비역 장성을 임명하는 국방장관 공식을 깨고 소령 출신이 등용됐다.그는 관타나모 기지에서 미네소타 주방위군 소대장을 맡았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에도 자원해 복무해 두 차례 훈장을 받은 인물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트루스소셜에서 “8년간 폭스뉴스 진행자로서 이 플랫폼을 군과 예비역을 위해 싸우는 데 사용했다”고 그를 소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정부에서도 그를 보훈부 장관에 임명하려 했으나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이를 철회한 적 있다.
헤그세스는 2020년 발간한 ‘미국의 십자군’이라는 책에서 트럼프의 2016년 대통령 당선이 “미국이 다시 태어나는 신호”이며 “사회주의, 세계화, 세속주의, 엘리트주의를 요구하는 좌파들에게 굴복해 온 이 나라가 최종적으로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적을 정도로 트럼프에 대한 강한 신념을 갖고 있다. 해외에 주둔하는 미군 철수를 주장해 온 그가 임명된 것은 미군의 위상 축소를 의미한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세상을 더 안전하게 할 수 있다면 그가 원하는 것을 주자”고 발언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트루스소셜에서 그가 “미국 우선주의에 진심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군 고위직을 맡아 전략적 판단을 해 본 적 없는 그가 국방장관 역할을 수행하는 데 데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인수위원회는 현직 장군들을 평가해 군 지도부에서 내쫓기 위한 작업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퇴역 장군 등으로 구성한 '전사 위원회(warrior board)'가 현직 3~4성 장군을 평가할 수 있게 하는 행정명령 초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대통령은 군 장성을 해임할 권한이 있으나 이런 권한을 행사하는 일이 자주 있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동안 군에서 다양성을 언급하는 워크(woke) 장군을 해임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이 발언은 흑인으로서 인종차별 철폐 시위에 관해 언급했던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 등을 겨냥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차기정부의 초대 CIA 국장으로 내정된 래트클리프 전 DNI 국장은 2016년 대선에 러시아가 트럼프 당선을 위해 개입했다는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공개해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하원 의원으로 재직하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장남 헌터 바이든에 대한 수사를 지원했다. 현재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에서 미국 안보센터의 공동 의장으로 일하고 있다. DNI 국장 자리에는 크리스 스튜어트 전 하원의원이 거론되고 있다고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이스라엘 대사 내정자 “팔레스타인은 없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중동지역에 미국의 의중을 전달할 두 명의 메신저도 뽑았다. 중동특사로 임명된 스티브 위트코프는 트럼프의 오랜 골프 친구이자 위트코프그룹을 거느린 부동산 재벌이다. 지난 9월 트럼프가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골프장에서 암살시도에 노출되었을 때 함께 라운딩을 즐기고 있었다.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로 지명된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는 개신교 목사 출신으로 1996년부터 2007년까지 아칸소 주지사로 일했다. 현재 아칸소 주지사인 새라 허커비 샌더스는 그의 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마이크는 다년간 훌륭한 공무원이자 주지사, 신앙의 리더였다”고 했다.두 사람은 모두 강경한 시온주의자다. 향후 미국의 중동정책이 한층 ‘매파적’으로 운영될 것을 예고한 인선이다. 특히 허커비 내정자는 과거 “팔레스타인이라는 것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며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에서 땅을 빼앗기 위한 정치적 도구”라고 했다. 또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공존을 주장하는) 두 국가 해법에 대해 “비이성적이고 실행 불가능하다”고 한 적 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은 빌 맥긴리 공화당 전국상원위원회(NRSC)의 법률 고문을 지낸 빌 맥긴리 변호사를 백악관 법률고문으로 지명했다.
전날 주요 매체가 일제히 보도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국무장관 내정은 이날 발표되지 않았다. NBC방송 등 외신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강성 지지세력(MAGA)이 트럼프에 대한 충성심이 강한 릭 그레넬 독일 대사를 밀고 있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루비오 의원은 비교적 공화당 주류에 가깝고 민주당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데, 바로 이런 이유로 지지자들은 트럼프 색깔이 약한 그를 꺼린다는 해석이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