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맞을 준비된 韓 기업은 3% 뿐…“아·태 지역 준비 수준 5분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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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활용도 ‘데이터 부족’이 최대 걸림돌한국 기업이 인공지능(AI) 기술 수준과 활용도 등의 측면에서 아시아 주요국에 크게 뒤처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내 기업 40% “AI 도입 성과 기대 이하”
대기업·중소기업 간 AI 격차 심각
13일 시스코가 발표한 ‘2024 시스코 AI 준비지수’에 따르면 한국 기업 중 ‘선두 주자(pacesetters)’로 분류된 기업은 전체의 3%에 그쳤다. 지난해 5%보다 선두 주자 기업 비중이 2%포인트 내려갔다. 이 회사는 AI 전략, 인프라, 데이터, 거버넌스, 인재, 문화 등 여섯 가지 기준으로 기업을 평가한다. 가장 뛰어난 기업들이 ‘선두 주자’다. 두 번째 부류가 ‘추격자’, 세 번째 부류가 ‘수용자’다.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기업 중 선두 주자로 분류된 기업은 평균 15% 수준이다. 국내 기업의 최대 약점은 데이터였다. 응답 기업의 90%가 AI를 학습시킬 데이터가 없다고 토로했다. 인재 항목에서도 낮은 점수가 나왔다. 부족한 것은 AI 엔지니어만이 아니었다. 응답 기업 중 60%가 AI 거버넌스, 법률, 윤리 등의 전문 지식을 보유한 인재가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AI 투자 효율도 기대 이하다. 정보기술(IT) 예산의 10~30%를 AI 도입에 투자하고 있는 기업은 50%에 달했으나, AI를 도입한 후 전혀 성과를 보지 못했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냈다고 답한 기업이 40%였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중견 이하 규모 기업들은 AI 도입을 원하지만 엄두를 못 내는 상황”이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을 포함해 APAC 지역 14개국에서 이뤄졌다. 직원 500명 이상을 보유한 기업의 고위 임원 3660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한 결과를 담았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