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날 응원 넘쳐난 '오픈대화방'…'부적절 대화'엔 눈살

수능 오픈대화방서 응원 물결
일부 사용자들 부적절 대화도
사용자들 신고로 '가림 처리'
일부 대화는 계속 노출 상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실시된 14일 오전 인천 동구 동산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주요 플랫폼들이 마련한 수능 응원대화방에 부적절한 대화 내용이 심심치 않게 올라와 사용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4일 네이버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 '네이버톡' 내 마련된 '수능 응원톡'엔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74만명이 방문했다. 수능을 이틀 앞둔 지난 12일엔 방문자 수가 30만명대를 기록했고 전날 저녁 시간대엔 50만명을 넘어섰다. 사용자들은 수능 응원톡을 통해 저마다 진심을 담아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실제로 대화방에선 실시간으로 대화 내용이 계속해서 올라오는 중이다.

응원 메시지 중엔 사용자들 사이에서 추천을 많이 받은 '인기톡'도 눈에 띈다.

인기톡으로 꼽힌 한 사용자는 "네가 처음 나의 뱃속에 있다는 걸 알았을 때 내가 기도한 건 딱 하나였어. 손가락 10개, 발가락 10개인 건강한 아기로 태어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며 "그 소원은 이뤄졌고 19년이 지나 수능을 보게 됐네. 결과에 상관없이 엄마는 19년 전 그날과 같은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어. 건강하게 자라줘서 고마워"라는 메시지를 남겨 감동을 줬다. 이 외에도 수능을 앞둔 중학생과 대학생, 회사원 등 다양한 사용자들이 수험생들을 응원했다.

대화방엔 "07년생이지만 언니 오빠들 응원해요", "수능 때만 되면 예전 생각이 나서 묘하네요, 후배님들 부디 잘 보고 나오세요"라는 등 응원의 물결이 이어졌다.

하지만 눈살이 찌푸려지는 대화들도 있었다. 사용자들은 해당 대화들을 직접 신고해 메시지가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등 적극 대응했다. 한 사용자는 수능 당일인 이날 오전 "탱글한 신입들 빨리 와라 하앍"이라는 메시지를 남긴 데 이어 계속해서 "빨리 대학교 와라 하앍 하앍"이라는 내용을 반복적으로 올렸다.

다른 사용자는 이 내용에 호응하는 듯 "탱글탱글"이란 답글을 달았다.

또 다른 사용자는 "제 여친할 사람 손"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사용자가 남긴 대화 내용 중 다수는 신고를 당해 가림 처리된 상태였다. 대화방 곳곳엔 '신고에 의해 숨겨진 메시지입니다'라는 문구가 떠 있는 상태다. 부적절한 대화들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지만 다른 사용자들이 즉각 신고해 조치가 이뤄진 셈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국민적 관심사가 집중되는 기념일이나 이벤트가 있는 날엔 평소보다 더 많은 모니터링 인력을 배치해 부적절한 대화나 메시지가 즉각적으로 삭제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했다.

사용자들은 부적절한 대화를 남긴 이들을 향해 "여기까지 와서 나쁜 말 하는 건 뭐냐, 물 흐리지 말라"거나 "분위기 초치지 말고 잠자러 가라"고 경고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 탭에 마련된 '2025 수능 파이팅' 오픈채팅방에도 일부 사용자들이 "수능 망하세요", "망해라"라는 등의 내용을 남겨 반발을 샀다.

이번 수능은 킬러문항을 배제하고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출제됐다. 2025학년도 수능 출제위원장을 맡은 최중철 동국대 교수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브리핑을 통해 "저희들이 킬러문항을 완전히 배제하려고 노력했고 또 독립적으로 구성된 수능출제점검위원회의 확인을 완전히 받아서, 확인을 받고 문항이 나갔기 때문에 준킬러문항도 충분히 걸러졌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