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합창’ 초연 200주년…연말 '환희의 송가'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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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4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초연
형제애, 평화에 대한 강한 의지 담겨
오늘날 클래식계 ‘연말 단골 레퍼토리’
서울시향·KBS 등 국내 주요 악단 연주
1824년 5월 7일 오스트리아 빈의 케른트너토르 극장에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이 초연됐을 때, 공연장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였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연주를 마치고 악기를 내리자 객석에선 참을 수 없다는 듯 엄청난 환호와 박수 세례가 쏟아져나왔고, 소리를 들을 수 없어 뒤늦게 몸을 돌린 베토벤을 위해 청중은 모자와 손수건까지 연신 흔들면서 경의를 표했다. 경이로울 정도로 아름다운 선율뿐 아니라 국적과 인종, 나이, 성별 등 모든 경계를 뛰어넘어 모두 하나 되자는 평화의 메시지가 담긴 인류 최고의 명작 ‘합창 교향곡’ 탄생의 순간이었다. 지금으로부터 딱 200년 전의 일이다.
오늘날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은 세계 클래식 음악계 ‘연말 단골 레퍼토리’로 통한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1989년 성탄절 ‘전설의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이 동베를린에서 지휘한 작품도 바로 이 교향곡이었다. 당시 번스타인이 합창 교향곡 4악장 ‘환희의 송가’를 ‘자유의 송가’로 바꿔 부르게 한 일화는 지금도 회자될 정도로 유명하다.
다음달 26일 같은 장소에서 또 다른 베토벤 합창 교향곡을 들어볼 수 있다.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은 부산시향 예술감독인 홍석원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소프라노 이혜정, 메조소프라노 백재은, 테너 김재형, 베이스 전승현이 솔리스트를 맡는다. 부천필하모닉(27일·부천아트센터·지중배 지휘), 인천시향(27일·아트센터 인천·이병욱 지휘), 심포니 송(27일, 롯데콘서트홀, 함신익 지휘) 등도 베토벤 교향곡 9번을 들려준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