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위해 곰팡이로 지은 집" 예술로 전쟁 극복하는 아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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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회 두바이 디자인 위크를 가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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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가구 브랜드 이케아에서 영감받아 난민들이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기능도 더했다. 집에 부착된 화단에서는 고향에서 자라는 식물을 기를 수 있고, 여러 개의 유닛을 조합해 1인 단위부터 가족, 한 마을이 생활할 수 있는 집을 조립할 수 있다.
이 집에는 곰팡이 군체의 한 종류인 ‘마이실리움’이라는 소재가 쓰였다. 야자나무 껍질을 배양해 제작한 이 소재의 가장 큰 장점은 친환경적이면서도 매번 자재를 옮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 지역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나무껍질, 톱밥 등 유기물 쓰레기만 있으면 난민들이 직접 배양해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 수 있다. 보온 효과는 물론이고 불이 잘 붙지 않는 내화성을 지닌 데다 가볍기까지 하다.리루트의 개발자 앤디 카르티에는 “버려진 것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리루트의 목적은 ‘생명을 다시 만든다’에 있다”며 “친환경 소재를 통해 이 철학을 사회 공동체뿐 아니라 자연환경에도 적용했다”고 말했다.
○이 땅의 난민들을 위하여
아랍에미리트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디자인 편집숍 ‘아트 자밀 숍’에도 난민을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그중 매장 한가운데 유엔난민기구(UNHCR)에서 내놓은 홈데코 브랜드 ‘메이드51(MADE51)’의 팝업이 눈에 띄었다.
각 제품이 담긴 상자에는 ‘요르단에 사는 시리아 난민 여성 OOO의 손끝에서 만들어졌다’는 표시가 있다. 그 위에는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 최고 대표가 쓴 문구도 적혀 있다.
“이 작품에는 역사와 문화, 전쟁과 탄압을 피해 도망친 한 인간이 아름다움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담겨 있습니다.”
두바이=구교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