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동행철학' 확산…"봉사·헌혈 나선 11만 삼성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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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계층과 상생 도모한 '삼성 나눔위크'

희소질환 특별 모금부터
미국·브라질 현지 봉사까지
"삼성은 사회와 함께해야"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가운데)이 지난 12일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 서울캠퍼스에서 특강과 멘토링을 한 후 임직원과 함께 밝게 웃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뇌병변장애와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중학생 소희(가명)는 작년까지 남의 도움이 없으면 걷는 것조차 힘들었다. 올해부터 기적처럼 스스로 서 있는 시간이 점점 늘고 있다. 삼성 임직원이 마련한 기부금을 바탕으로 포기하다시피 했던 재활 치료를 지난해부터 시작했기 때문이다.

소외계층의 아픔을 돌아보고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삼성 나눔위크’가 2주간 이어졌다. 삼성 임직원 11만여 명이 봉사, 기부, 헌혈 등 각종 나눔 활동에 나섰다.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도 멘토링, 설거지, 묘역 청소 등을 통해 지역 사회와의 동행에 참여했다.삼성은 14일 삼성전자 경기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2024 나눔의 날’ 행사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지난 1일부터 2주간 전 관계사에서 진행한 나눔위크를 결산하고, 일상 속 나눔을 확산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날 소희 어머니는 단상에 올라 “삼성 임직원의 기부는 희망의 시간을 선물해준 것과 다름없다”며 울먹였다.

나눔위크 기간 소희처럼 희소질환이나 장애로 어려움을 겪는 아동을 돕기 위해 특별 모금을 했다. 모금은 사원증을 태깅하면 한 번에 1000원이 기부되는 나눔키오스크를 통해 이뤄졌다. 나눔위크 기간 아동 20명에게 총 2억원을 기부한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3억5000만원이 모였다.

올해 나눔위크에는 해외 법인도 처음으로 동참했다. 삼성전자 중남미 총괄과 브라질연구소 임직원은 브라질 캄피나스 지역 아동센터를 찾아 건물 벽을 페인트로 칠하고 아동과 함께 그림을 그리는 시간을 보냈다. 삼성전자 미국법인과 삼성리서치아메리카 임직원은 청소년 멘토링, 일일교사, 무료 급식소 배식 지원 등에 참여했다.국내 사업장에서도 나눔 활동이 진행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임직원은 교통안전캠페인 키링을 제작해 어린이들에게 배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직원은 재활병원에서 어린이 환자를 위한 바이오 교육 봉사에 참여했다. 헌혈에도 2주간 4000여 명의 임직원이 함께했다.

이날 행사에서 삼성은 한 해 동안 대면 봉사, 나눔키오스크 기부, 헌혈 등 나눔 활동에 참여한 우수 임직원을 선정해 시상했다. 우수 기부자는 올해 나눔키오스크를 2261회 태깅해 총 226만1000원을 기부한 김현주 삼성전자 프로가 선정됐다. 권태경 삼성전자 프로는 올해만 18회 헌혈해 최다 헌혈 임직원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동행철학’에 따라 삼성의 사회공헌 반경이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년 기부 약정에 참여하는 삼성 임직원은 전 관계사 재직 인원의 70%에 달한다. 이 회장은 2022년 회장 취임 후 사내 게시판에 ‘삼성은 사회와 함께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해 3월에는 삼성전자 경북 구미사업장에서 임직원과 만나 “봉사에 적극 참여하고 싶지만 얼굴이 알려져 쉽지 않다”며 “대신 여기저기 익명으로 기부를 많이 하려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수원=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