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美서 ESS 배터리 2조원 공급 잭팟

재생에너지기업 테라젠과 계약
80만 가구 규모…역대 최대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버테크가 현지 재생에너지 기업 테라젠과 8GWh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14일 발표했다.

ESS용 배터리 컨테이너 가격이 ㎾h당 170~200달러임을 고려하면 약 2조원 규모다. 이 회사가 출범한 이후 ESS 배터리로는 가장 큰 계약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 미시간주 공장의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을 일부 ESS용으로 전환하는 등 현지 수요에 맞춰 생산 체제를 바꾸고 있다. ESS용 배터리를 생산해도 전기차 배터리처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받을 수 있다. 이번에 계약을 맺은 ESS용 배터리도 미국에서 생산해 2026~2029년까지 납품할 계획이다. 8GWh는 약 80만 가구(4인 기준) 이상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ESS용 배터리는 리튬·인산철(LFP) 양극재를 장착한 컨테이너형 모듈러 제품이다. 고객이 원하는 용도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품을 구성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회사 측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ESS 성능을 분석하고 전체 데이터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에어로스)도 제공한다.LFP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전기차와 달리 ESS는 공간 제약이 적어 LFP 배터리가 주로 쓰인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 규모는 지난해 185GWh에서 2035년 618GWh로 세 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북미에서는 지난해 55GWh에서 2035년 181GWh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미국 ESS 시스템통합(SI) 기업인 NEC에너지솔루션을 인수해 LG에너지솔루션버테크를 출범시켰다. 단순히 배터리를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설계·설치·유지·보수 등 토털 솔루션을 제공해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