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물류센터에 '재고확인 드론' 떴다

물류 조사용 카메라 장착
지게차로 스캔 대비 20배 빨라
배송기사 스마트글라스도 공개
지난 13일 서울 가산동 ㈜한진 남서울종합물류센터 물류창고에 드론 두 대가 떠올랐다. 두 드론이 상공에서 박스 100개를 스캔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3분. 이 드론엔 스마트 물류 기술이 적용된 재고 조사용 카메라가 장착됐다.

한진은 이날 남서울종합물류센터에서 시연회를 열고 드론과 스마트 글라스를 공개했다. 드론은 최고 20m까지 떠올라 초속 30㎝로 물류창고 내 박스에 붙어 있는 바코드를 스캔한다. 드론이 스캔한 바코드는 창고관리시스템(WMS)에 연동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기존 지게차를 활용해 박스를 내리고 별도 기기로 바코드를 스캔해 재고를 조사했던 것에 비해 최대 20배 빨라졌다. 공간 제약 때문에 직접 볼 수 없는 곳을 드론이 대신 확인해 작업 안정성을 높이고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한진은 설명했다.스마트 글라스는 작업자가 창고에서 제품을 찾고 포장한 후 배송하는 전 과정에 활용할 수 있다. 음성 명령으로 작동한다. 예컨대 배송 기사가 배송을 마친 후 “촬영”이라고 말하면 소비자에게 배송 완료 안내 문자와 함께 사진을 전송하는 식이다. 기존에는 배송 기사가 사진을 찍어 보내야 했지만 스마트 글라스를 활용하면 이런 수작업이 필요 없어진다.

한진의 ‘물류테크’ 강화는 CJ대한통운, 쿠팡 등과의 경쟁이 치열한 국내 택배 시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택배 시장 점유율은 CJ대한통운 33.6%,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24.1%,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진이 10%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2위였던 한진은 CJ대한통운과 쿠팡의 약진으로 3~4위권으로 밀려났다. 한진은 물류테크를 도입해 현장 작업 효율성을 높이고 업무 소요 시간을 단축하겠다는 목표다.

한진은 이러한 물류테크를 해외 사업장에도 적용할 계획이다.조현민 한진 사장(사진)은 이날 시연회에서 “재고 관리 드론을 내세워 해외 영업을 시작했다”며 “미국 로스앤젤레스는 물론 뉴욕에도 스마트 물류 기술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