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우려에도…이복현 "주주이익 보호, 연내 입법"

금감원·금융사 홍콩IR서 밝혀

글로벌투자자 최대 관심 공매도
"내년 선진시장 기준 맞춰 재개"
“한국 정부가 주주들의 이해를 보다 강력히 보호하는 기업 지배구조 관련 법 개정안을 조속히 확정할 겁니다. 늦어도 다음달 중순엔 입법적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은 지난 13일 홍콩 그랜드하얏트호텔에 모인 골드만삭스, 칼라일, HSBC, 시틱증권 등 글로벌 금융사 102곳의 관계자 230명을 앞에 두고 “최근 한국 대기업의 인수합병(M&A) 등 과정에서 주주가치 보호 노력이 미비하다는 점에 실망한 글로벌 투자자가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이날 금융감독원과 국내 금융사, 지방자치단체는 해외 투자자의 국내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공동으로 투자설명회(IR) 행사를 열었다. 금융사로는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한국투자증권 코리안리가, 지자체는 서울시와 부산시가 참여했다.

이 원장은 그동안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에 찬성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날도 해외 투자자들에게 법안 개정 추진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원장은 다만 “상법과 자본시장법 중 어느 것의 개정안이 될지, 적용 대상을 대형 상장사로 한정할지 전체 법인으로 할지 등 기술적 문제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정부 구상과는 별개로 국회 절차 등이 관건인 만큼 정부가 여러 상황별 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을 따져보고 있다”고 했다.이날 홍콩 기반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의 공매도 거래 재개 여부에 큰 관심을 보였다. 피터 스타인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 대표는 이날 행사 축사에서 “한국이 공매도 거래를 순조롭게 재개하길 바란다”며 “글로벌 투자자들은 공매도 거래를 통해 위험을 분산(리스크 헤지)하고 가격 발견 기능을 활용한다”고 했다.

이 원장은 “글로벌 자본시장 기준으로 보면 낯부끄러운 일”이라며 “내년엔 선진 시장 기준에 맞춰 거래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