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수학] 포물선·타원·쌍곡선 모두 x와 y 이차식 표현 가능

(42) 이차곡선

원뿔과 평면이 이루는 각이 달라짐에 따라 원뿔곡선이 달라지는데, 이는 각 이름의 어원이 되었습니다. 타원은 각이 부족하다는 의미에서 일립스(ellipse), 포물선은 같다는 의미에서 파라볼라(parabola), 쌍곡선은 넘어섰다는 의미에서 하이퍼볼라(hyperbola)라는 이름을 지닙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수학에서 매력적인 주제 중 하나인 이차곡선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이차곡선’이란 이름이 아직은 낯설게 들릴 수 있지만, 사실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접하는 곡선들이 바로 이차곡선에 해당합니다. 예를 들어, 중학교 3학년 때 배우는 포물선(이차함수)부터 시작해 고등학교 1학년 과정에서 등장하는 원, 그리고 선택과목인 기하에서 만나게 될 포물선, 타원, 쌍곡선이 모두 이차곡선입니다.

수학자들이 이들을 한 그룹으로 묶어 ‘이차곡선’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이 곡선들을 모두 x와 y의 이차식으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모양이 다양한 곡선이 서로 연결된 점이 있다는 사실이 꽤 흥미롭죠.오늘은 이차곡선의 정의와 각각의 특징을 살펴보면서 함수식을 몰라도 이차곡선이 왜 독특한 주제인지 알아보려고 합니다. 또한 기하학적으로 이 곡선들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함께 살펴볼 텐데, 이를 통해 수학적 개념을 보다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고, 수학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곡선들을 하나로 묶어 바라보기 시작한 건 상당히 오래되었습니다. 그리스 수학자 아폴로니우스가 그 주인공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곡선들을 하나의 원뿔에서 모두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이차곡선을 ‘원뿔곡선’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조금 인위적이기는 하지만, 두 원뿔이 서로 꼭짓점을 맞대고 대칭으로 놓인 원뿔이 있다고 상상해봅시다. 그러니까 y=x 그래프를 y축을 축으로 회전시킨 회전체라고 생각하면 편하겠네요. 이제 상상 속 이 회전체를 밑면과 평행하게 자른다면 그 단면은 무엇이 될까요? 상상을 잘 따라오고 있다면 원이 된다는 걸 어렵지 않게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자, 이제 이 평면을 좀 더 기울이면 어떨까요? 멈추지 않고 더 기울인다면? 한 번 더 가본다면?

이런 질문과 함께 그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은 지적으로 꽤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게다가 확신을 얻기 위해 손으로 그림을 그려보고, 그러한 결과가 우리가 배운 수학적 대상과 일치하는지 생각해보는 작업은 관심 있는 학생들에겐 꽤 좋은 연구 및 탐구 주제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평면을 좀 더 기울일 경우 만들어지는 그림을 볼까요?차례대로 타원이 먼저 나옵니다.
다음으로는 포물선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림을 잘 보면, 그리고 그림을 그리기 전이라도 잘 상상해보면 타원에서 포물선으로 변하는 시점이 언제인지 알 수 있습니다. 바로 평면이 밑면과 이루는 각이 모선과 밑면이 이루는 각과 같아졌을 때죠. 즉 모선과 평면이 평행해질 때입니다.
그리고 포물선이 나오는 상황에서 좀 더 나아가면 2개의 곡선이 그려집니다. 이 한 쌍의 곡선은 쌍곡선이라는 아주 지루한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보통 타원이나 포물선은 일상적으로도 들을 법하지만 쌍곡선이라는 단어는 생소하게 느낄 학생이 많을 것 같네요.
쌍곡선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곡선과는 아주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점점 벌어지는 곡선의 바깥 부분 양상이 바로 그것입니다. 쌍곡선은 구부러진 가운데 부분에서 점점 멀어질수록 원뿔의 모선에 점점 가까이갈 수밖에 없는 숙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즉 곡선은 곡선이되 직선으로 수렴해가는 모습을 갖춘 것이죠. 이런 함수는 유리함수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유리함수도 한 쌍의 곡선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공통점이 있지요. 두 곡선이 본질적으로 같은지, 다른지 궁금한 학생은 따로 찾아보면 좀 더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원뿔과 평면이 이루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원뿔곡선이 형성되며, 이 각도가 곡선 이름의 어원이 되었습니다. 타원은 각이 부족하다는 의미에서 일립스(ellipse), 포물선은 같다는 의미에서 파라볼라(parabola, 평행하다는 의미의 영어 단어와 비슷하죠?), 쌍곡선은 넘어섰다는 의미에서 하이퍼볼라(hyperbola, 하이퍼라는 접두사는 익숙할 겁니다)라는 영어 이름을 지닙니다.

이정현 푸른숲발도르프학교 교사
이러한 원뿔곡선은 다시 별도의 정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정의대로 한 번 더 작도하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일이죠. 그러고 나면, 기하 단원에서 이 부분을 공부하는 것도 매우 재미있는 일이 될 거예요. 그럼 다음에 만나는 날까지 즐겁게 수학 공부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