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미리 주문했네"…'금배추'라더니 지금은 '깜짝'

대형마트 이젠 반값 판매
배추값 한 달 새 62% 급락

포기당 평균 소매가 3300원
이마트선 1400원대에 판매
롯데·홈플러스도 할인 연장
해남 등지서 가을배추 쏟아져
김장 할인 행사가 열린 이마트 용산점에서 15일 소비자들이 배추를 구매하고 있다. 최혁 기자
‘금배추’로 불리며 고공 행진하던 배추값이 이달 들어 뚜렷한 하락세를 보인다. 남부 지방에서 가을배추 출하가 본격화해 공급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들이 경쟁적으로 반값 수준의 할인 판매에 나선 것도 시세 하락을 부추긴 요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마트는 오는 21일까지 ‘김장대전’ 2주 차 행사를 연다고 15일 밝혔다. 이마트는 지난 8일부터 3주간 김장배추를 시중가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김장대전 행사를 하고 있다. 1주 차(8~14일)에는 배추 한 포기를 정부 지원 할인액과 행사 카드 결제액을 포함해 최종 혜택가 1661원에 팔았다. 2주 차에는 포기당 1496원으로 가격을 추가로 내렸다. 확보한 물량은 10만 망(30만 포기)에 달한다.

롯데마트도 국가 대표 쇼핑축제인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에 맞춰 김장배추를 할인 판매한다. 20일까지 배추를 포기당 1960원에 선보인다. 당초 할인 판매 기간은 14~16일이었지만 김장 수요가 몰리자 20일까지 늘려 잡았다.

홈플러스도 20일까지 ‘홈플 메가푸드 위크’ 기간 김장대전을 진행한다. 이번 행사를 위해 홈플러스는 전남 해남산 배추 30만 포기를 미리 확보했다. 정부 할인 쿠폰과 카드 할인 등을 적용하면 포기당 1992원에 구입 가능하다.주요 유통업체들이 김장배추 할인 판매에 나서면서 배추값이 낮아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4일 기준 배추 상품(上品) 한 포기당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3309원으로 전월 대비 62.7% 하락했다. 전년 동기 대비 23.5% 높지만 평년보다는 6.8% 낮다.

배추 도매가격도 안정을 되찾고 있다.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가격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이날 기준 배추 도매가는 1주 만에 7.72% 내려갔다. 전월 대비 하락 폭은 49.9%에 이른다.

배추값이 이달 들어 예년 수준으로 내려온 이유는 전라·경상 등 남부 지방에서 가을배추가 쏟아져 나오고 있어서다. 전국 최대 산지인 전남 해남의 배추 재배면적과 출하량이 예년 수준을 유지한 것도 김장철 배추 공급 부족 해소에 기여했다.다만 다른 김장 재료인 무(126.38%)와 배추 대체재인 양상추(78.93%) 등은 여전히 전년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오형주/라현진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