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안따져…美보건복지 장관에 '백신 음모론자' 케네디

트럼프 내각 인사

내무 장관은 기업가 출신 정치인
보훈 장관엔 탄핵 재판 변호인
‘백신 음모론자’로 알려진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공식 지명됐다. 내무부 및 보훈부 장관에는 각각 기업가 출신과 ‘충성파’ 정치인이 발탁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인은 오랜 기간 식품 기업과 제약 회사가 퍼뜨린 공중 보건 관련 속임수, 허위 정보에 시달려왔다”며 “(케네디 주니어가) 오랫동안 주장해온 아이디어들을 제안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 분야에서 일한 경험이 없는 비전문가를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케네디 주니어는 1963년 총격으로 피살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로, 지난해 10월 탈당해 무소속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다가 지난 8월 사퇴하고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주장을 해왔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CNBC는 “수십 년간 연구에서 백신과 자폐증은 연관성이 없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며 “이는 허위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공공 상수도에서 불소를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쳐왔다.

같은 날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토지와 자연자원을 관리하는 내무부 장관 자리에 기업가 출신의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주지사가 지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버검 주지사는 한때 트럼프 당선인의 러닝메이트 후보로 거론됐다. 그는 향후 석유·가스·광물 생산량을 늘리는 임무를 주로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향군인 복지를 담당할 보훈부 장관에는 ‘트럼프 충성파’인 더그 콜린스 전 하원의원이 발탁됐다. 변호사 출신인 콜린스 전 의원은 2020년 초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첫 탄핵 재판을 받을 때 변호를 맡았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