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장바구니 여기에…'투자 돋보기' 美 13F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는 ‘폼(Form) 13’, 이른바 ‘13F’라고 불리는 공시제도가 존재한다. 유명 헤지펀드들 전략과 매수·매도 리스트를 파악할 수 있어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자료다. 국내 개인 투자자도 이 공시를 통하면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 분기별 포트폴리오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13F 공시제도는 운용자산 1억달러(약 1395억원) 이상 기관이라면 예외 없이 공개대상이 된다. 은행부터 자산운용사, 연기금 등 기관 종류는 관련이 없다. 해당 분기 동안 매매한 내역뿐만 아니라, 거래가 오간 주식의 현재 보유량과 시장가치도 빠짐없이 포함시켜야 한다. 해당 기관이 매수한 상장사에 얼마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는지까지 밝히게 돼 있다. 1년에 4번, 매 분기가 끝난 후 45일 이내 제출해야 한다. 공시 내용은 ‘EDGAR’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SEC가 운영하는 전자공시시스템이다. 다만 EDGAR 홈페이지가 다소 복잡하게 구성돼 있어, 일반 투자자 중에선 금융정보업체 웨일위즈덤의 분석 사이트를 이용하는 이들이 많다. 이곳의 메인 페이지에는 13F 공시 의무를 가진 기관명이 한 곳에 모여있다. 기관명을 누르면 해당 분기 ‘최대 매수’(Top Buys), ‘최대 매도‘(Top Sells) 리스트부터 확인할 수 있다. EDGAR에 표출되는 모든 공시 내용도 아래에 함께 포함돼 있다.

국내선 이 같은 제도는 없지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주식 등의 대량 소유 상황 보고서’ ‘임원·주요주주 특정 증권 등 소유 상황 보고서’ 등을 통해 대형 기관들의 거래 동향을 일부 추적할 수 있다. 대량 보유 보고, 이른바 ‘5%룰’에 의해서다. 상장사 지분을 5% 이상을 가진 이들은 지분율이 1% 이상 변동되거나, 보유 목적이 변화하면 이를 밝힐 의무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지분율이 10%를 넘으면 주요 주주로 분류돼 각종 규제가 강화되기도 한다. 국민연금이나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이에 따라 거래일 및 소유 주식 수 증감 등을 빠짐없이 보고하고 있다. 취득 단가까지도 알려야 해 거래에 따른 수익도 추정해볼 수 있다. 다만 5% 이하는 공시 의무가 주어지지 않는다.

이시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