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 아닌데 분양가 15억?…"누가 사겠냐" 말 많더니 [현장+]

아크로 베스티뉴 모델하우스 첫날 '북적'

DL이앤씨 '아크로' 브랜드 사용
안양 최초 하이엔드 단지로 조성
전용 84㎡ 기준 15억원대 분양가
고분양가 논란 일었지만 지역 관심↑
고급화 설계에 호화 커뮤니티 조성
흥행 전망 엇갈려…후분양은 부담
“아크로 이름이 있는데 그냥저냥 한 보통 아파트는 아니지 않을까요. 모델하우스에 와서 발코니 확장에 붙박이장까지 모두 기본으로 제공된다는 설명을 들으니 비싼 분양가가 어느 정도 이해되긴 하네요.” (아크로 베스티뉴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A씨)
경기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에 경기권으로는 처음으로 ‘아크로’ 브랜드 단지가 들어선다. 호계온천 재개발사업으로 공급되는 ‘아크로 베스티뉴’다. 지하 3층~지상 37층, 10개 동, 총 1011가구 규모 대단지로 조성되며 391가구를 일반분양으로 선보인다. 안양시에 들어서는 최초의 하이엔드 브랜드 단지기도 하다. 일대 랜드마크 아파트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분양가는 전용면적 84㎡ 기준 15억원대다. 분양가가 공개된 이후 부동산 시장에서는 적잖은 논란이 일었다. 하이엔드 브랜드임을 감안해도 인근 아파트 시세보다 분양가가 높은 수준이어서다. 일부 서울 강북권 아파트 단지보다 분양가가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아크로 베스티뉴의 청약 성적표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시장의 상반된 평가와는 달리, 15일 문을 연 아크로 베스티뉴 모델하우스에는 낮부터 방문객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모델하우스는 사전 방문 예약을 받은 450팀에만 공개됐음에도 방문객의 발걸음이 오후 내내 이어졌다. 사전 예약 신청은 접수를 시작한 지 하루 만에 마감됐다. 방문한 사람들 중 상당수는 안양 평촌 일대 혹은 경기 남부권에 거주하는 지역 주민이었다. 단지가 들어서는 지하철 4호선 범계역 인근의 상황을 잘 알기에 관심이 갔다는 게 방문객들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단지는 수도권 지하철 4호선 범계역과 길 하나를 놓고 붙어있다시피 하다. 범계역 주변의 롯데백화점, 뉴코아아울렛, 홈플러스, CGV, 롯데시네마, 한림대학교성심병원 등 다양한 상업시설을 이용하기 수월하다. 안양시청, 동안구청, 안양동안경찰서, 안양소방서, 법원 등 관공서도 가까운 편이다.
DL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가 적용된 만큼 마감재와 구조 커뮤니티 시설 등에도 관심이 컸다. 전용 84㎡의 경우 4베이(방 3개와 거실 전면향 설계) 구조의 한 개 타입으로만 조성된다. 이 타입으로는 총 41가구가 공급된다. 일반적으로는 거실까지만 적용되는 우물천장이 부엌까지 연결돼 깊이감이 더해진 것이 특징이다. 통로와 벽에는 벽지 대신 패널 마감재를 활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집 안에 들어서자마자 만날 수 있는 대형 팬트리는 창고를 연상케 할 만큼 넉넉하다. 유모차와 자전거 등 각종 용품을 저장하고도 공간이 남을 정도다. 방마다 기본 붙박이장이 제공된다.
아크로 베스티뉴 전용면적 84㎡에 적용되는 대형 현관 팬트리
전용 59㎡ A타입도 공간 효율성에 신경 써 설계됐다. 안방을 제외한 2개 침실에 제공되는 기본 붙박이장과 주방 옆 보조주방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발코니 공간 등 다양한 수납공간이 마련됐다.

커뮤니티로는 25m 길이, 4개 레인 규모의 실내 수영장이 마련된다. 전 타석 GDR을 적용한 스크린 골프라운지와 피트니스, PT 룸, 프라이빗 스터디룸 등도 조성된다. 서울 강남권 단지에 주로 적용되던 프라이빗 시네마도 들어설 전망이다.단지 외관과 조명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커튼월 룩(유리 패널 외관)과 저층부 석재를 적용한다. 메인 도로와 인접한 일부 주동에는 측면 수직 조명을 적용할 계획이다. 단지 중앙에는 수경시설이 연계된 가든 스퀘어와 가든 컬렉션 카페를 적용한다. 주차장으로 진입하는 램프 구조물 상부를 휴게 정원 컨셉의 조경 공간으로 설계해 단지 내 녹지 공간을 극대화했다.
아크로베스티뉴에 마련될 스카이커뮤니티
아크로의 명성다운 상품성을 갖췄지만, 분양 전망을 놓고는 상반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역 최초의 하이엔드 단지이자 일대의 랜드마크 아파트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변 시세보다 높은 분양가에도 수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지속해서 오르는 추세인 점을 감안해 청약을 서두르는 수요자들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올 초 분양에 나섰지만,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이며 미분양됐던 일부 단지가 최근 잇따라 완판(완전 판매)에 성공하기도 했다. 분양가가 계속해서 오르며 기존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던 단지도 상대적으로 저렴해보이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분양가가 높은데다 후분양으로 공급되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당장 내년 3월 입주를 앞두고 있어 당첨자는 4개월 만에 분양 대금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은행권이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를 차단하기 위해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을 제한하는 등 대출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10억원을 훌쩍 웃도는 분양 대금을 치르기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