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發 클라우드 대란…기업 피해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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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호주서 접속장애…LG·카카오 등에도 '불똥'세일즈포스 시스템의 장애는 15일 오후 3시께 시작됐다. 한국 일본 호주 미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세일즈포스 데이터센터의 ‘코어 서비스’가 먹통이 됐다. 세일즈, 서비스 등 세일즈포스가 제공하는 고객관계관리(CRM) 클라우드가 일제히 작동을 멈췄다.
세일즈 등 고객관리 소프트웨어
오후부터 서비스 작동 멈춰
아·태 서버 100여곳 장애
日선 재해관리 시스템 접속 안돼
○“원인 못 찾아…DB 롤백 중”
세일즈포스는 이날 오후 5시께 공지를 통해 ‘세일즈포스 서비스가 중단된다’며 ‘최종 사용자가 서비스에 액세스할 수 없다’고 알렸다. 장애가 생긴 서버(인스턴스)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걸쳐 100곳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팀은 서버에 영향을 미치는 서비스 중단을 인지하고 과도한 트래픽, 네트워크 사용률, 데이터베이스(DB) 안정성을 제어하기 위한 조처를 하기 시작했다.장애의 원인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세일즈포스는 “영향을 받은 DB를 분석해 몇 가지 불일치를 확인했다”며 “추가 조사를 통해 최근의 변경 사항이 잠재적 트리거로 밝혀져 변경 사항에 대해 롤백(이전 상태로 되돌림) 작업을 수행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날 오후 10시30분께 "롤백을 통해 문제가 성공적으로 해결된 것을 확인했다"며 "나머지 인스턴스에도 롤백을 진행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세일즈포스 서비스가 멈추면서 이 회사 서비스를 사용하는 수많은 회사가 불편을 겪었다. 세일즈포스는 세계에서 가장 큰 CRM 솔루션 기업이다. 기업의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매, 서비스, 마케팅 등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다. 한국에선 LG전자, 카카오엔터프라이즈, 현대모비스, 한화호텔앤리조트 등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다양한 기업이 세일즈포스를 활용 중이다. 국내 기업 간 거래(B2B) 대형 기업 관계자는 “영업 담당 부서에서 시스템에 접속하지 못해 혼란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는 “모바일 앱 서비스에 회원들이 로그인할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났다”며 “피해 규모를 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한국보다 세일즈포스를 폭넓게 사용하는 일본에선 지방자치단체 재해 관리 시스템 접속이 멈추기도 했다. 일본 X(옛 트위터)의 실시간 트렌드 검색어 1위를 세일즈포스가 차지했다.
○글로벌 IT 블랙아웃 잇따라
정부와 기업, 개인의 클라우드 활용이 늘어나면서 서비스 장애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일도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클라우드에서 장애가 발생해 ‘정보기술(IT) 대란’이 벌어졌다. MS 측은 당시 사태로 윈도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기기 850만 대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이 여파로 세계 곳곳의 공항과 병원, 기업, 기관 내 업무용 PC 상당수가 마비됐다. 이틀간 지연된 항공은 전 세계 7만9902편에 달했다. 결항된 항공기도 7900여 편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텍사스와 네바다 공장 설비 가동마저 일시 중단됐다.델타항공은 당시 장애로 막대한 손해를 봤다는 이유로 지난달 조지아주 법원에 크라우드스트라이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델타항공은 장애 때문에 매출이 3억8000만달러(약 5301억원) 감소하고 비용이 1억7000만달러(약 2372억원)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승우/정지은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