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네 학교 보내고 싶은데" 집값에 '한숨'…눈 돌린 곳이 [동 vs 동]

[동 vs 동] 6회 영등포구 신길동 vs 당산동

신길뉴타운으로 낙후 주거지 벗어난 신길…재개발 '가속'
시세·교통·학군 갖춘 당산…재건축으로 도약 추진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일대 아파트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 좋은 지역이란 것은 누구든 알고 있습니다. 누구나 살고 싶은 지역 안에서 진짜 핵심지는 어디일까요. 한경닷컴은 부동산 분석 앱(응용프로그램) 리치고의 도움을 받아 매주 월요일 '동 vs 동'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이를 통해 수도권을 낱낱이 파헤칩니다. [편집자주]

서울 서남권 대표 낙후 주거지였던 영등포구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곳은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신길동입니다. 해방 이후 곳곳에 군사시설이 자리 잡고 있던 탓에 대규모 개발을 하지 못해 1990년대까지 달동네가 있던 곳이지만, 2005년 시작된 신길뉴타운 사업을 통해 곳곳이 새 아파트로 거듭났습니다. 상급지로 인식되는 당산동도 노후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활발한 재개발에 교통 호재까지…새롭게 태어나는 신길동

신길동은 바스러질 것 같은 낡은 외관의 빌라들이 사라지고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여의도 직장인들의 베드타운이 됐습니다. 출퇴근이 편리하고 여의도에 비해 물가도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직장인이 모여들면서 이들의 자녀를 대상으로 한 학원가도 지하철 7호선 보라매역 인근에 조성됐습니다.
재개발을 위해 철거가 진행 중인 신길 10구역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신길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천지개벽, 상전벽해라는 말이 이보다 더 어울리는 동네가 있을까 싶다"며 "재개발한 단지에는 고소득 직장인들이 자리를 잡았고, 주거환경도 개선됐다. 뉴타운에서 해제됐던 구역들도 이러한 변화를 보고 재개발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길 10구역은 '신길푸르지오써밋'으로 재탄생하기 위해 철거를 시작했습니다. 신길 13구역도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해 재개발에 나섰고 신길 2구역과 4구역, 15구역은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을 통해 대단지로 거듭날 예정입니다. 신길역 서남쪽 일대도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교통 호재도 있습니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샛강역에서 관악구 신림동을 잇는 신림선이 최근 뚫렸고 수도권 남부를 향하는 신안산선도 공사가 한창입니다. 지하철 1·5·7호선도 신길동 일대를 두루 지나고 있습니다. 영등포 타임스퀘어,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 신도림 테크노마트 등 주변 편의시설도 다양합니다.
신길2구역에 재개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설명회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도 서울 입성을 노리는 이들에게는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부동산 분석 앱(응용프로그램) 리치고에 따르면 신길동 아파트의 3.3㎡당 가격은 5100만원으로 서울 상위 45%에 해당하는 2.7급지입니다. 대장주 아파트인 '신길센트럴자이' 전용면적 59㎡는 지난 9월 12억9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최대 약점은 학군입니다. 학원가는 마련됐지만, 신흥 주거지역이기에 아직 학군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리치고는 이 지역 학군을 2.1등급, 전국 상위 38%로 집계했습니다. 특목고·자사고 진학률이 3%에 그친다는 분석입니다. 향후 재개발이 진행되고 대단지가 더 들어서면 개선될 여지가 있지만, 지금 자녀가 있는 학부모라면 고려해야 할 부분입니다.

재건축으로 재도약하는 영등포구 전통의 강자 당산동

신길동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상방이 막혔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영등포구 내에서 상급지로 인식되는 지역이 비교적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체급이 다른 여의도동은 논외로 치더라도, 인근 당산동도 아파트 3.3㎡당 가격이 5500만원으로 서울 상위 25%에 해당하는 1.9급지로 집계됐습니다. 대장주 아파트인 '당산센트럴아이파크' 전용 84㎡가 지난달 18억원에 매매됐습니다.
당산동 대장주 아파트인 당산센트럴아이파크와 당산삼성래미안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당산동은 교통 측면에서도 서울의 알짜 노선인 지하철 2·5·9호선을 품고 있어 여의도는 물론 광화문, 강남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쾌적한 주거환경도 매력 요소입니다. 서쪽으로 안양천이 있고 북쪽으로는 양화한강공원과 선유도공원이 있습니다. 동쪽에서는 국회대로 상부 공원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형 학원가는 없지만, 학군은 우수합니다. 리치고는 이 지역 학군을 1.3등급, 전국 상위 9%로 집계했습니다. 당산중학교의 특목고·자사고 진학률도 8.1%로 나타났습니다. 김기원 리치고 대표는 지역 평당 가격에서 당산동이 신길동보다 높고, 최근 대장 단지의 실거래가도 당산동이 높다"며 "특목고 진학률 관점에서 학군도 당산동이 우위"라고 설명했습니다.

교통도 편리하고 주거환경도 쾌적하고 학군도 좋은데다 가격도 높다니 '무당굿'이 효험을 발휘한 것인가 싶기도 합니다. 당산동은 100여년 전까지 부군당에서 당제를 지내는 작은 마을이었습니다. 부군당은 마을을 수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현재도 매년 음력 7월 1일과 10월 1일 두 차례에 걸쳐 마을과 가정의 안녕과 주민의 건강을 기원하는 무당굿 형식의 제사를 지냅니다. 산에서 당제를 지낸다고 해서 당산동이 되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재건축을 위해 철거를 마친 유원제일 1차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장점만 있는 동네는 없습니다. 당산동 역시 단점이 있습니다. 노후 아파트가 많다는 점입니다. 다만 현재는 재건축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선 '유원제일 1차' 아파트가 2028년 입주를 목표로 'e편한세상 당산 리버파크'라는 이름으로 재건축됩니다.

'유원제일 2차'는 사업시행인가를 기다리고 있고 '당산현대3차'와 '당산한양'은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습니다. 삼익아파트와 당산현대2차는 소규모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고, 용적률이 높은 '당산효성1차' 등은 리모델링에 나서고 있습니다.

김기원 대표는 "당산동과 신길동 모두 재건축과 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일대 개발이 완료되면 거주환경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