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인플레 불안에 3대 지수 급락

뉴욕 증시 주가지수가 차익실현 및 금리인하 기대가 낮아진 영향으로 급락했다. 예상치를 웃돈 뜨거운 소비와 인플레이션 우려도 주가를 짓눌렀다.

15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05.87포인트(0.70%) 밀린 43,444.99에 거래를 마쳤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8.55포인트(1.32%) 떨어진 5,870.62, 나스닥종합지수는 427.53포인트(2.24%) 급락한 18,680.12에 장을 마감했다.최근 아시아와 유럽 증시가 급락하던 가운데 미국 3대 주가지수는 약보합 정도로 선방했다. 하지만 차익실현 욕구가 커지고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가 불확실해졌다는 불안감에 미국 증시도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파월 의장은 현재 경제 여건은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인하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공개 발언에 나선 다른 연준 인사들도 신중론에 동참했다.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분명히 12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테이블에서 치우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미리 정해진 경로 위에 있지 않으므로 데이터를 신중하게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12~18개월간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목표치 2%를 향해 진전을 보이는 한 기준금리는 지금보다 더 많이 낮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중립금리에 대한 의견이 일치되지 못한다면 금리인하 속도를 늦추기 시작하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나온 미국 소비 지표도 예상치를 웃돌아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가 더뎌질 것이라는 예상을 뒷받침했다.올해 10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0.4% 증가한 7천189억달러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인 0.3% 증가를 웃돈 것이다. 게다가 9월의 전월 대비 소매판매 증가율은 0.4%에서 0.8%로 대폭 상향 조정됐다.

10월 수입물가가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 인플레이션 불안감을 더 자극했다. 미국 노동부는 10월 수입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4월의 전월 대비 상승률 0.9% 이후 최대치다.

거대 기술기업 7곳(M7) 중 테슬라만 3% 넘게 오르고 나머지는 모두 하락했다. 아마존과 메타플랫폼스는 4% 넘게 떨어졌고 알파벳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도 2% 안팎으로 밀렸다.엔비디아는 3.26% 떨어졌지만 시총 1위 자리는 간신히 지켰다.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관련주가 무더기로 급락해 영향을 받았다.

트럼프 체제에 대한 불안감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42% 급락했다. 필라델피아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모두 하락했으며 TSMC(-1.32%), 브로드컴(-3.25%), ASML(-4.95%), AMD(-2.84%), 퀄컴(-2.12%) 등 대부분 종목의 낙폭도 컸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9% 넘게 급락했다.

우량주 위주의 다우지수는 하락률이 1%를 넘지 않았다. JP모건체이스는 이날도 1.42% 올랐고 프록터앤드갬블과 존슨앤드존슨 같은 생필품 회사 주가는 1%대 강세를 나타냈다.

트럼프가 백신 회의론자이며 연방정부 산하 보건 기관들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온 로버트 F.케네디 주니어를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하면서 의료 및 제약 관련주들도 무더기로 하락했다. 모더나는 7%, 암젠은 4% 넘게 밀렸다.

업종별로 보면 금융과 부동산, 유틸리티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떨어졌다. 임의소비재와 의료 제약, 통신서비스는 1% 이상 내렸고 기술업종은 2% 넘게 급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83포인트(12.79%) 오른 16.14를 기록했다.(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