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줄기세포치료제 기업의 변신…파미셀, AI 바이오 소재로 급성장

저유전율 소재 매출 비중 40%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치료제를 상용화한 1세대 바이오기업 파미셀이 세포치료제 개발사에서 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로 변신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가속기 기판에 쓰이는 원료물질 매출이 급격하게 늘어나서다.

김현수 파미셀 대표(사진)는 17일 “AI산업이 커지며 기판 제작에 필요한 저유전율 소재 매출이 회사 전체 매출의 40%를 훌쩍 넘겼다”며 “파미셀을 줄기세포 기업에서 바이오소부장 기업으로 보는 시각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파미셀의 저유전율 소재 매출은 지난해 91억원이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작년 전체 실적을 훌쩍 넘긴 153억원이다. 김 대표는 “이미 수주한 물량으로 미뤄 저유전율 소재에서만 올해 230억원 매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미셀은 저유전율 소재를 두산전자에 공급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그래픽처리장치(GPU) 하드웨어 제조업체에 납품된다.

김 대표는 “각종 바이오의약품을 만드는 파미셀 공장은 본래 인산염을 잘 다뤘는데, 인산염이 쓰이는 저유전율 소재도 생산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초기엔 소량만 제조해 납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엔 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들이 이 분야 터줏대감이었는데 일찌감치 사업을 철수한 덕분에 파미셀에 사업 기회가 찾아왔다”고 덧붙였다.미국에 전량 수출 중인 친환경 농약 매출도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104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도 3분기까지 87억원을 올렸다. 김 대표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파미셀은 실적 호조에 힘입어 외부 자금 조달 없이 신약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환자 골수 유래 중간엽줄기세포(MSC)를 원료로 한 간경변 임상 3상 중간 결과를 논문을 통해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비아그라 같은 기존 약이 듣지 않는 발기부전 환자를 위한 치료제 임상 2상 투약도 막바지 단계다. 애초 목표로 한 54명 중 53명이 투약을 완료했다. 6개월 내 임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중맹검으로 진행하는 발기부전 치료제 임상에서도 긍정적 결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