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아모레퍼시픽 사장 "아모레, 인디브랜드 DNA로 재도약 할 것"

코스알엑스 인수 후 강점 내재화
상품 개발·마케팅 속도 끌어올려
제품 기획·출시 5개월이면 끝
북미 다음 공략 시장은 유럽

조반니 발렌티니 북미법인장
"2027년 기초 화장품 톱3 달성"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사장
“코스알엑스가 보유한 인디 브랜드의 성공 DNA와 아모레의 강점을 결합해 강력할 시너지를 낼 것입니다.”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사장은 지난 15일 서울 용산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코스알엑스 지분 인수 이후 사업 방향 등을 교류하며 인디 브랜드의 상품 개발 속도와 민첩한 시장 대응 능력 등 많은 것을 배웠고 내재화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사장은 특히 “아모레는 기존 뷰티 1등 브랜드이고, 코스알엑스는 K뷰티 인디 브랜드의 맏형”이라며 “1등끼리 힘을 합쳐 시장을 선도할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강조했다.아모레는 2021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코스알엑스 지분 96%를 인수,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김 사장은 시너지 사례로 지난 9월 출시한 다이소 전용 초저가 제품인 ‘미모 바이 마몽드’를 들었다. 그는 “신상품을 만들자는 의사 결정부터 출시까지 단 5개월이 걸렸다”며 “기존 일하는 방식으로는 상상도 못 했을 속도”라고 설명했다.

조반니 발렌티니 북미법인장
아모레는 코스알엑스의 기민성에 온·오프라인 채널 대응력, 고기능 화장품 처방·생산 역량, 유통사와의 협업 등 인디 브랜드가 단기간에 확보하기 힘든 아모레의 역량을 더해 급변하는 화장품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계획이다.아모레는 최근 주력 시장은 중국에서 미국 유럽 등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김 사장은 “미국은 전 세계 뷰티 트렌드가 시작되는 곳”이라며 “미국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글로벌 확장의 발판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넥스트 북미’로는 유럽을 꼽았다. 그는 “최근 영국법인을 설립했는데 단기간에 성장이 폭발적”이라며 “동유럽, 북유럽 등 지역뿐만 아니라 브랜드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북미와 유럽 매출이 전체 해외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6%에서 올해 3분기 40%로 높아졌다.

김 사장은 새로운 브랜드 인수 계획과 관련해 “중장기적으로 성장 동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기업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북미, 유럽시장에서 아모레가 강점을 가진 기초화장품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브랜드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동석한 조반니 발렌티니 북미법인장은 K뷰티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발렌티니 법인장은 세계적 화장품 기업인 유니레버와 로레알을 거쳐 5월 아모레에 합류했다. 그는 “K뷰티가 수분기 연속 미국에서 두 자릿수로 성장하고 있는데 이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초기 K뷰티 웨이브 땐 특이한 제형 등을 내세운 특정 아이템이 히트하는 데 그쳤다면 최근엔 토너, 선크림, 마스크 등 주요 카테고리 판매 순위 상위에 지속적으로 랭크되는 등 주류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K뷰티의 강점으로는 “민첩한 시장 대응 속도와 경쟁력 있는 화장품 연구개발생산 업체, 소비자 중심의 혁신”이라며 “SNS에서 고객 반응을 모니터링해 제품과 마케팅에 반영하는 전략이 탁월하다”고 했다.기초 분야에선 3년 내 미국 시장 톱3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발렌티니 법인장은 “북미 고급 기초화장품 시장에서 아모레가 6위인데 2027년까지 톱3에 드는 게 목표”라며 “현재 6개 브랜드를 10개로 늘리고, 세포라 등과 협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