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컵 수당 두고 美·유럽팀 '동상이몽'

미국-유럽 골프대항전서
美팀, 수당 40만弗씩 받아

유럽팀 "돈과 무관한 대회
수당 언급은 어리석은 일"
미국과 유럽 간 골프대항전인 라이더컵이 수당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팀이 내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라이더컵에서 선수당 40만달러(약 5억6000만원)의 수당을 받을 것이란 소식에 유럽팀 선수들이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치면서다.

영국 텔레그래프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프로골프협회는 내년 9월 뉴욕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블랙코스에서 열리는 라이더컵에서 미국팀에 600만달러(약 83억8000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선수 열두 명은 인당 40만달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라이더컵 출전 선수의 수당은 미국 내에서 수년 동안 논쟁의 대상이었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1999년 라이더컵을 앞두고 대회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일부를 선수에게 나눠줘야 한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몫은 자선 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대회에선 패트릭 캔들레이(미국)가 수당을 받지 못하는 것에 항의하는 표시로 미국팀 모자 착용을 거부해 논란이 일었다.

미국팀 수당 지급 소식에 유럽팀 선수들은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셰인 로리(아일랜드)는 지난 15일 DP월드투어 챔피언십 첫날 기자회견에서 “수당 받는 일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일지 모르며 미국팀이 돈을 받는 것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며 “라이더컵 출전은 특권이고 그 자체만으로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유럽팀 간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골프에서 라이더컵과 올림픽은 부분적으로는 돈이 관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가장 순수한 경쟁이라고 생각한다”며 “2년 104주 가운데 103주는 골프를 치면서 돈을 받을 수 있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라이더컵의 순수성을 해치지 않기 위해 수당을 받아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나는 라이더컵에 뛸 수 있는 특권을 위해 돈까지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