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의혹' 슈퍼마이크로, 나스닥 상장 폐지 위기

인공지능(AI) 수혜주로 주목받던 미국 서버 제조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가 나스닥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놓였다.

16일(현지시간)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회계 조작 의혹을 받아온 슈퍼마이크로는 18일까지 2024회계연도 연례 보고서를 내거나 나스닥 규정 준수를 위한 실행 가능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지난 8월 4분기(4∼6월) 실적 발표 이후 연례 보고서 제출이 지연되고 있다. 18일까지 보고서를 내지 못하면 나스닥에서 상장폐지될 수 있고, 상장폐지로 올해 편입된 S&P500지수에서도 제외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데드라인을 놓치면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며 “나스닥에서 퇴출당하면 17억2500만달러의 채권을 조기 상환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슈퍼마이크로는 전 직원의 고발로 월가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리서치가 8월 관련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회계 조작 의혹이 확산됐다. 이어 지난달 마지막 감사인인 언스트&영이 회사 지배구조와 투명성 우려를 이유로 사임하면서 이 같은 의혹이 더 증폭됐다. 슈퍼마이크로는 나스닥 상장 요건을 준수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계획을 60일 이내, 즉 16일까지 나스닥에 제출하고 거래소 승인을 받아야 한다. 다만 16일은 토요일이라 다음 영업일인 18일까지만 내면 된다.

현재 슈퍼마이크로는 다른 회계법인을 선임하지 못해 시장의 불안감이 커졌다. 하지만 회사 측은 기한 내 보고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올가 우스비야츠키 회계 분석가는 “슈퍼마이크로가 상장을 유지하려면 나스닥 규정 준수 계획을 제출하고, 이 계획을 받아들일지는 나스닥 결정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슈퍼마이크로는 2018년 8월에도 재무 보고서 제출 지연으로 상장폐지된 적이 있다. 이후 2020년 1월 재상장됐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