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드호텔 3곳 매각 추진 DL그룹, 현금 확보 나선다

예상 가격 6500억원 추산
메종 글래드 제주 전경. DL그룹 제공
DL그룹이 글래드 호텔 세 곳을 묶어 매물로 내놨다.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다. 매각을 마무리하면 DL그룹은 호텔 사업을 접는 수순을 밟을 계획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DL그룹은 글래드 호텔 세 곳의 매각을 위해 이달 말 운용사·호텔을 비롯한 잠재 매수인으로부터 가격 등을 담은 제안서를 받기로 했다. 매각 대상은 △글래드 여의도 △글래드 강남 코엑스센터 △메종 글래드 제주 등 호텔 세 곳이다. DL그룹은 부동산 자산과 함께 호텔 영업권, 글래드 브랜드 등을 포함해 다양하게 제안받기로 했다. DL그룹이 운영만 맡는 글래드 마포의 운영권도 매각 테이블에 올라 있다.이들 자산의 예상 가격은 6500억원으로 추산된다. 객실수가 가장 많은 메종 글래드 제주는 2500억원 이상으로 거론된다. 제주 대표 관광호텔인 제주 그랜드 호텔을 2015년 리뉴얼한 자산이다. 여의도(319개 객실), 코엑스센터(282개 객실) 자산도 알짜 비즈니스호텔이다. DL그룹 내에서 호텔 사업은 비주력 사업으로 꼽혀왔다. 2014년 글래드 브랜드를 만들어 사업을 확장해오다 팬데믹 직격탄을 맞으면서 언제든 시장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직감한 뒤 효율화에 나섰다. 글래드 라이브 강남을 티마크에 매각하고 항공우주호텔 등의 운영권을 넘겼다. 이번 자산 매각으로 건설, 화학, 에너지 등 주력 사업에 쓸 현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DL그룹이 호텔 자산 매각의 적기로 꼽은 것은 사업이 기지개를 켜고 있어서다. 글래드호텔앤리조트는 코로나19 때 영업손실 20억원을 기록하면서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 1047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올 3분기 영업이익도 전 분기 대비 31.3% 증가한 84억원을 기록했다. 호텔 컨설팅업체인 스타일로프트에 따르면 서울 지역 관광호텔의 일평균 객실 단가는 올해 8월에 20만5461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 올랐다.

매물로 내놓은 자산을 모두 매각하게 되면 DL그룹은 사실상 호텔 사업을 접는 수순을 밟는다. 글래드호텔앤리조트는 1977년 삼호(현 DL건설)가 설립한 오라관광을 모태로 하는 회사다.DL그룹 관계자는 “호텔 자산 매각을 검토하고 있으나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