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공동 대통령?…갈수록 입김 세지는 머스크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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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는 누가 결정해야 될까? 미국 중앙은행(Fed) 아니면 매직8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에 올린 투표다. Fed보다 간단하게 '점지'를 내려주는 장난감 공 '매직8볼'이 더 나을 수 있다는 글이다. 머스크의 팔로어들은 대부분 '매직8볼'을 선택하며 Fed를 불신한다는 메시지에 화답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연일 차기 정부 인선 내용을 발표하는 가운데, 머스크 CEO가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임명된 것 뿐만 아니라 다른 자리에 대해서도 그가 '감 놔라 배 놔라'가 지나치다는 것이다.
머스크 CEO는 지난 16일 재무장관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 창업자와 하워드 러트닉 캔터 피츠제럴드(투자은행) CEO(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공동위원장) 중에서 러트닉이 되어야 한다는 글을 X에 올렸다. 러트닉과 트럼프 당선인과 함께 뉴욕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UFC 대회를 본 날이었다. 그러면서 "실제로 변화를 이룰 사람"이 러트닉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베센트는 "늘 하던 대로의 선택"이 될 것이며 "그런 선택은 미국을 파산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어느 쪽으로든 변화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그가 주장하는 Fed 개혁(통화정책 개입), 정부지출 대규모 삭감 등 과감한 변화를 위해서는 베센트가 아니라 러트닉을 뽑아야 한다고 트럼프 당선인을 압박한 것이다.
캠프 인사들에게 머스크의 이런 행동은 트럼프 당선인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비치고 있다. 전날 X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다는 글에 "좋은 움직임(good move)"이라고 쓰기도 했다. '관세 대통령'을 자칭하는 트럼프 당선인과 생각이 다르다고 적은 셈이다. 동시에 머스크는 자기 사업에 대한 지원책도 확실하게 챙기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 차기 정부 교통부의 1순위 과제는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연방 규제 시스템을 짜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같은 규정이 마련돼 무인 자율주행이 될 경우 ‘로보택시’를 2026년 대량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힌 머스크 CEO에게 직접적 이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가 연간 배차할 수 있는 자율주행 차량 수를 2500대로 제한하는 등 규제가 많아 어려움이 있는 부분이다. 교통부 장관 후보로는 머스크의 우주기업인 스페이스 X 투자자이며 전 우버 임원 출신인 에밀 마이클이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방송통신정책을 총괄하는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에는 브렌던 카 공화당 소속 FCC 위원을 내정했다. 그는 헤리티지재단의 '프로젝트 2025' 보고서에서 FCC 관련 항목을 기술하면서 애플,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를 직접 규제해야 한다고 적었다. 또 "검열 카르텔을 해체해야 한다"고 X에 쓰기도 했다. 결국 극단적인 주장이나 혐오발언을 규제하는 것이 언론자유 탄압이라는 취지다.
그는 X를 인수해 운영하고 있는 머스크 CEO의 측근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해 머스크 CEO가 광대역 인터넷서비스에 대한 보조금을 받으려고 노력할 때 카 위원은 X 계정에 FCC 등이 머스크에게 '규제 괴롭힘'을 하고 있다고 썼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에 올린 투표다. Fed보다 간단하게 '점지'를 내려주는 장난감 공 '매직8볼'이 더 나을 수 있다는 글이다. 머스크의 팔로어들은 대부분 '매직8볼'을 선택하며 Fed를 불신한다는 메시지에 화답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연일 차기 정부 인선 내용을 발표하는 가운데, 머스크 CEO가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임명된 것 뿐만 아니라 다른 자리에 대해서도 그가 '감 놔라 배 놔라'가 지나치다는 것이다.
머스크 CEO는 지난 16일 재무장관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 창업자와 하워드 러트닉 캔터 피츠제럴드(투자은행) CEO(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공동위원장) 중에서 러트닉이 되어야 한다는 글을 X에 올렸다. 러트닉과 트럼프 당선인과 함께 뉴욕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UFC 대회를 본 날이었다. 그러면서 "실제로 변화를 이룰 사람"이 러트닉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베센트는 "늘 하던 대로의 선택"이 될 것이며 "그런 선택은 미국을 파산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어느 쪽으로든 변화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그가 주장하는 Fed 개혁(통화정책 개입), 정부지출 대규모 삭감 등 과감한 변화를 위해서는 베센트가 아니라 러트닉을 뽑아야 한다고 트럼프 당선인을 압박한 것이다.
캠프 인사들에게 머스크의 이런 행동은 트럼프 당선인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비치고 있다. 전날 X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다는 글에 "좋은 움직임(good move)"이라고 쓰기도 했다. '관세 대통령'을 자칭하는 트럼프 당선인과 생각이 다르다고 적은 셈이다. 동시에 머스크는 자기 사업에 대한 지원책도 확실하게 챙기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 차기 정부 교통부의 1순위 과제는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연방 규제 시스템을 짜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같은 규정이 마련돼 무인 자율주행이 될 경우 ‘로보택시’를 2026년 대량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힌 머스크 CEO에게 직접적 이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가 연간 배차할 수 있는 자율주행 차량 수를 2500대로 제한하는 등 규제가 많아 어려움이 있는 부분이다. 교통부 장관 후보로는 머스크의 우주기업인 스페이스 X 투자자이며 전 우버 임원 출신인 에밀 마이클이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방송통신정책을 총괄하는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에는 브렌던 카 공화당 소속 FCC 위원을 내정했다. 그는 헤리티지재단의 '프로젝트 2025' 보고서에서 FCC 관련 항목을 기술하면서 애플,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를 직접 규제해야 한다고 적었다. 또 "검열 카르텔을 해체해야 한다"고 X에 쓰기도 했다. 결국 극단적인 주장이나 혐오발언을 규제하는 것이 언론자유 탄압이라는 취지다.
그는 X를 인수해 운영하고 있는 머스크 CEO의 측근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해 머스크 CEO가 광대역 인터넷서비스에 대한 보조금을 받으려고 노력할 때 카 위원은 X 계정에 FCC 등이 머스크에게 '규제 괴롭힘'을 하고 있다고 썼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