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아 사랑한다" "순진한 아내" 통했나…지지율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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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악재에 하락하는가 했지만각종 악재로 무너지는가 했던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오히려 오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곳곳에서 나온다. 지지층 내 '궤멸 우려'가 작용하면서 결집 현상을 보인 데 이어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보여준 '아내 사랑'으로 여성 지지율 낙폭을 줄인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尹·野 지지율 상승…지지층·女心↑
끔찍한 아내 사랑·궤멸 위기감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주요 여론조사인 리얼미터와 한국갤럽이 지난주 실시한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모두 반등했다. 약 한 달 만에 하락세가 멈춘 것이다.더불어민주당은 갤럽 조사에서는 전주 대비 오차범위 내인 2%포인트 하락을 보였지만, 전주에 이어 국민의힘과 오차범위 밖 우위를 이어갔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 대비 1.4%포인트 올라 3주 만에 하락세가 멈췄다.
윤 대통령은 명태균 관련 의혹 등 각종 악재로 10%대까지 지지율이 하락했는데,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계기로 반등세로 돌아섰다. 지난주 금요일에 발표된 갤럽조사에는 이날 징역형을 받은 이 대표의 1심 선고 결과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14~15일 실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약 4%포인트가 오른 것으로 나타나 상승세를 보였다.
윤 대통령 지지율과 민주당 지지율 상승세에는 내부 결집 효과가 있다. 각각 보수·진보 붕괴라는 걱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갤럽 지지율에서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14%포인트(23%→37%) 올랐다. 보수 성향 유권자의 지지도 6%포인트(34%→40%)로 올랐다. 리얼미터 조사상 진보층의 민주당 지지율은 7%포인트(67.8%→ 74.6%) 가까이 상승했다.여성 지지율이 남성 지지율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는 점도 윤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의 공통점이다. 정치권에서는 정부와 거대 야당 수장의 사랑 이야기가 여심을 자극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그간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이 사과는 하면서도 아내 관련 의혹은 방어하면서 여성 지지율이 남성보다 높은 현상이 나타났다. 최근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그는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해 "순진한 면이 있다", "제 처를 악마화시킨 것이 있다" 등 말을 했다. 현재 갤럽과 리얼미터 조사 모두 윤 대통령의 여성 지지율이 남성보다 높다.
이 대표도 지난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은 부인 김혜경씨를 향해 "귀하게 자라 순하고 착한 당신에게, 고통과 불행만 잔뜩 안겨 준 내가 할 수 있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혜경아 사랑한다"며 안타까움과 사랑을 표현했다. 이 대표의 고백이 영향을 미친 듯, 민주당의 여성 지지율은 전주 대비 5.7%포인트 올라 2%포인트 상승에 그친 남성 지지율 상승세의 3배 가까운 오름세를 기록했다. 오히려 지난 4.10 총선 때 한동훈 대표의 등장으로 여성 팬덤 층을 몰고 오는가 했던 국민의힘 여성 지지율은 최근 갤럽·리얼미터 조사에서 모두 민주당에게 뒤진 모양새다.한편 리얼미터 조사에서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 조사와 정당 지지도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각각 3.3%, 3.0%였다. 한국갤럽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2.2%였다. 두 조사 모두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