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노스메드, 美 AI기반 싱글셀 분석회사에 30억원 투자

오믹인사이트 지분 인수목적 펀드에 LP로 참여
퇴행성뇌질환 R&D와 시너지도 기대
카이노스메드가 공간전사체 이미지분석 업체 투자에 나선다.

카이노스메드는 미국 인공지능(AI) 기반 싱글셀 분석회사의 핵심자산을 인수하는 벤처캐피털 (VC) 펀드에 260만 달러(약 36억원)를 투자한다고 18일 밝혔다.카이노스메드는 18일 200만 달러를 송금했으며, 60만 달러는 이후 별도 송금할 예정이다.

카이노스메드 관계자는 “펀드를 통한 수익확보도 있지만 비즈니스 참여로 기존 신약개발 사업과의 시너지를 모색해 사업분야를 확대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전략”이라고 했다.

지난 17일 카이노스메드는 미국 현지 VC 아델파이벤처스(Adelphi Ventures)가 설립한 펀드에 유한책임투자자(LP)로 참여하는 계약을 17일 체결했다. 해당 펀드는 미국 AI 기반의 진단업체 리버스바이오시스템즈(Rebus Biosystems)의 핵심 지적재산권(IP)을 기반으로 설립되는 오믹인사이트(Omicinsight) 회사의 지분 100%를 인수한다. 카이노스메드 측이 이번 딜을 위해 설립한 미국 자회사 카이노스 비전(Kainos Vision)이 펀드 투자 주체다. 1차 투자액은 260만 달러지만 내년에도 추가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이다.오믹인사이트가 확보한 IP는 DNA, RNA 분포 등 우리 몸의 특정 지역을 폭넓고 고해상도로 정밀하게 관찰 가능한 기술을 포함한다. 특히 해당 기술이 적용된 제품은 고해상도 AI 현미경 ‘에스퍼’(Esper)로 미국 현지 대학과 글로벌 제약사에 판매되고 있다.

미국 제약사 제넨텍과 디날리 파마슈티컬스가 에스퍼 AI 분석서비스를 활용해 퇴행성 뇌질환 공동연구 논문이 학술지 ‘셀’에 실리기도 했다. 이 IP는 글로벌 유전자 분석 기업 일루미나가 운영하는 일루미나 벤처스 등에서 5400만 달러(740억원)를 투자받기도 했다.

회사 측은 이번 투자가 기존 신약개발과의 시너지 및 보다 빠른 캐쉬카우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이노스메드는 파킨슨 치료제 후보물질(KM-819)의 미국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다계통위축증(MSA)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도 식품의약품안전처 권고 절차를 수용해 새로 시작할 계획으로 준비중이다.이기섭 카이노스메드 대표는 “이 기술을 통해 파킨슨병의 치료 효과(예후)를 세포의 이미지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며 “그동안 뇌질환(CNS) 신약 개발 분야에서 판단하기 어려웠던 질병 관련 분자 및 세포 경로 분석에 대한 시장 개척도 가능하다”며 이번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 대표는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의 특성상 중장기적인 캐시카우 확보에 대한 고민이 꾸준했다”며 “오믹인사이트의 차별화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미래 성장 산업인 AI 바이오 이미징 분석 영역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카이노스메드는 오믹인사이트의 경영권 매각 또는 기업공개(IPO)가 이뤄질 경우 카이노스메드 입장에서는 자본 차익(capital gain)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봤다.펀드 운영사인 아델파이벤처스는 국내외 바이오텍에 대한 크로스보더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벤처캐피탈이다. 미국과 한국의 유망 기술력을 가진 기업을 발굴해 현지 자본 유치를 포함한 글로벌 성장을 지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태흠 아델파이벤처스 대표는 “파킨슨 치료제 개발 영역에서의 카이노스메드의 잠재력과 오믹인사이트의 핵심 IP가 더해질 경우 새로운 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번 파트너십 배경을 설명했다.

3세대 유전자 분석기술로 평가받는 공간생물학은 생명체 내에 있는 DNA, RNA를 커다란 공간의 일부로 바라보는 개념이다. 인공위성으로 촬영한 영상을 모아 구글맵을 만든 것처럼 AI가 접목된 현미경(에스퍼)으로 해당 데이터를 확인해 수많은 세포의 미세한 움직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는 특히 노화 연구 및 암, 치매 등 복잡한 질병의 치료제 개발에 효율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공간생물학의 시장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다. 브루커, 나노스트링, 10x지노믹스 등 공간생물학 연구 기업들의 상위 5개사의 매출은 2022년 34억달러에서 2023년 40억달러 성장했다. 실리콘밸리에서도 AI를 응용한 차세대 광학현미경이 주목을 받고 있다. 유사한 사업모델을 가진 공간생물학 바이오스타트업 노에틱은 지난 8월 4000만 달러 규모 시리즈A를 마무리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