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유사시 선제공격' 위협…"전쟁준비 태세 완성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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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크라 지원 비판하며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유사시 선제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며 전쟁 준비 태세에 나서겠다고 위협했다.
"3차 세계대전 불안감 키워"
北, 3주만에 쓰레기 풍선 도발
합참 "인내심 시험 말라" 경고
18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지난 14~15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인민군 제4차 대대장·대대정치지도원대회 연설’을 통해 “핵무력 강화 노선이 이미 우리에게 불가역적 정책으로 된 지 오래”라며 “이제 남은 것은 지금 당장이라도 핵무력이 전쟁 억제의 사명과 제2의 사명을 수행할 수 있게 더욱 완벽한 가동 태세를 갖추는 것뿐”이라고 했다. 북한 당국이 이 행사를 연 건 2014년 이후 10년 만이다.김정은이 말한 ‘제2의 사명’은 핵을 통한 선제공격으로 풀이된다. 김정은은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우리의 핵무력은 전쟁 억제와 평화 안정 수호를 제1의 임무로 간주하지만, 억제 실패 시 제2의 사명도 결행하게 될 것”이라며 “제2의 사명은 분명 방어가 아니라 다른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은 연설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전쟁의 책임을 미국과 서방 세계에 돌렸다. 미국 대선 이후 김정은이 직접 대미 비난 메시지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면서 ‘3차 세계대전’을 언급하며 위협 수위를 높였다. 김정은은 “지금 미국의 전쟁 상인들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계속하면서 전쟁을 지속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국제 안보 형세는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을 키우며 더욱 위험한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의 이 같은 발언은 파병 사실이 북한 내에 새어나가며 ‘군심’이 동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 비난을 통해 대우크라 전쟁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군심 다잡기와 함께 대남 적개심을 고취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한편 이날 새벽 북한은 오물풍선 40여 개를 날려 보냈다.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17일 한국 측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을 비난한 직후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 군의 인내심을 더 이상 시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